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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여 동안은 빚 갚는 일만 생각하고 허리띠를 졸라맸습니다.”

정찬민(사진) 경기 용인시장은 28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채무 제로(zero)’ 달성과 관련, “무엇보다 조직 전체에 위기의식을 심어주는 일이 중요했다”며 “모든 추가적인 사무용품 구입은 중고로 하라고 하고, 돈 드는 사업은 모두 뒤로 미뤘다”고 밝혔다. 정 시장은 취임 이후 집무실 리모델링을 하지 않았다. 그와 만난 집무실의 접객용 탁자는 소파 탁자의 다리를 없애고 철제 파이프를 붙여 식탁 높이로 높인 중고물품이다. 정 시장은 “전에는 시장실에서 6명밖에 못 앉았는데, 사무용 의자를 놓으니 12명도 넘게 앉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정 시장은 “채무 제로 조기 달성은 100만 용인시민의 적극적인 협조와 3000여 공직자들의 뼈를 깎는 고통 분담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이에 따른 효과를 시민들에게 돌려드리기 위해 앞으로도 적은 비용으로 시민들에게 큰 만족을 주는 행정을 계속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채무 제로를 달성했다고 모든 것이 갑자기 좋아지지는 않는다”며 “조였던 허리띠를 갑자기 풀면 잘못된 역사가 반복될 수 있으므로 더 이상 재정 문제로 시민들이 고통받는 일이 없도록 건전재정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시장은 일각에서 정말로 채무를 다 갚았는지 의구심을 갖는 것과 관련, “경전철사업에 따른 우발부채는 부채에는 포함되지 않으나 보증·협약 등에 따라 부채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경전철뿐 아니라 버스 등 대중교통에도 재정지원을 하는데 그것도 채무로 보기는 어렵지 않으냐”고 항변했다. 그는 “일부에서 시유지 등 금싸라기 자산을 헐값에 팔아 빚 갚는 데 쓴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는데, 억울한 면이 없지 않다”며 “실제 시유지 매각은 상환기간 동안 150여 억 원 수준으로, 채무 상환 목적이 아니라 각종 사업 및 시 행정 운영에 필요한 처분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청소년수련원이나 축구센터 인근 부지, 차량등록사업소 등 고부가가치 부동산은 여전히 보유하고 있고 당장 처분을 고려하지도 않는 만큼, 채무 상환을 위해 대규모의 시유지를 매각했다는 일부 이야기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임을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용인 = 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