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1인당 소득이 11년째 2만 달러의 벽에 갇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16년 국민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2만7561달러로, 전년보다 1.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선진국 기준으로 보는 3만 달러 달성은, 2% 후반대 성장(成長)을 전제하더라도 2018년 이후에나 가능하다. 우리나라는 1995년에 소득 1만 달러, 2006년에 2만 달러를 돌파했다. 독일과 일본은 3만 달러를 넘는 데 5년, 경제 규모가 훨씬 큰 미국도 9년 걸린 것과 비교하면 남미나 남유럽 국가들처럼 ‘중진국 함정’에 빠진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문제는 우리 잠재성장률이 계속 하락하는 데다 국내외 경제 여건 역시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중국의 사드 보복, 트럼프발 보호무역주의 강화, 미국의 환율 보고서 발표 등 초대형 악재들이 첩첩산중이다. 대내적으로는 1300조 원을 훌쩍 넘긴 가계부채에다 탄핵 사태가 겹쳤다. 조기 대선 정국에 따른 ‘경제의 정치화’ 현상도 더 기승을 부린다. 우리 경제를 비교적 낙관적으로 보려는 정부가 올해 성장률을 2.6%로 추정하고, 한은도 2.5%로 잡은 배경이다.

이명박정부는 ‘747 공약’으로 7% 성장에 소득 4만 달러, 박근혜정부 역시 ‘경제혁신 계획’을 통해 성장률 4%대와 4만 달러를 외쳤으나 참담한 실패로 끝났다. 이제부터라도 구조개혁에 진력해 잠재성장률을 높이고 신성장동력을 창출해야 한다. 정부·정치권은 물론 기업과 국민이 성장을 위해 더 열심히 뛰지 않으면 선진국의 꿈을 이루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