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親러 트럼프 정부, 이례적 비판
EU도 “표현의 자유 방해한 것”
시위주도 나발니, 구류·벌금형

미국과 유럽 정부가 반정부 시위를 벌인 시민들을 무차별적으로 연행한 러시아 정부를 강력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친러 성향을 보였던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러시아 내 시위와 관련해 러시아 정부를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러시아는 이번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수백 명을 연행하고, 시위를 주도한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사진)에게 구류와 벌금을 선고하는 등 탄압 강도를 높이고 있다.

27일 ABC뉴스와 파이낸셜타임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대변인 대행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미국은 일요일 러시아 전역에서 평화적 시위 참가자 수백 명이 구금된 것을 강력하게 비판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평화적 시위 참가자와 인권운동가, 기자들의 체포는 민주주의 본질적 가치에 대한 모욕”이라며 “러시아 정부는 모든 평화적 시위참가자들을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국무부 성명서를 다시 한번 읽은 뒤 “이 성명서는 미국 정부의 입장을 반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강조해오던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에 대해 비판의 날을 세운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계속 확산되는 러시아 연계 의혹 사건을 막기 위한 조치로 풀이돼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대러 정책 변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럽연합(EU)도 이날 성명서에서 “러시아 정부가 시위대 해산과 수백 명의 시민 구금 조치를 취한 것은 표현의 자유를 방해한 것”이라며 “평화적 시위 참가자를 지체 없이 석방하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 여러 지역, 특히 모스크바에서 벌어진 일은 선동과 거짓”이라면서 “러시아 정부는 집회의 자유를 존중하지만 그것은 허가된 장소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시위 참석자 연행은 법률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