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웃고 있지만… 문재인(왼쪽)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가 26일 대전MBC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 합동토론회에 참석해 함께 웃으며 토론회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 보수·중도 연대때 향방은…

文 과반땐 본선도 낙승 가능성
연대 않고 존재감 부각 나설 듯

文 고전땐 ‘숨은 표’많다 판단
反文단일화, 대세론 흔들 수도

반문(반문재인) 연대의 핵심 변수 중 하나는 더불어민주당 경선 결과가 보여줄 ‘문재인 대세론’의 향배다. 문재인 전 대표가 1차 경선 결과 과반 득표를 하지 못해 결선투표까지 가는 등의 지난한 과정을 밟을 경우 다른 진영의 반문연대 움직임은 탄력을 받겠지만, 문 전 대표가 안희정 충남지사나 이재명 성남시장을 압도적으로 누를 경우 반문 연대의 명분과 동력이 상대적으로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 과반 득표 실패 시 = 문 전 대표가 경선에서 상당히 고전한다면 본선에서도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세론이 흔들리면서 보수·중도층 유권자들의 단일화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문 전 대표의 후보 확정이 ‘컨벤션 효과’보다 ‘문재인 포비아(공포증)’를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문 전 대표가 조직의 힘으로 겨우 승리한다면 문재인 공포증이 전반적으로 확산될 것”이라며 “후보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문 전 대표와 비슷한 결과를 내는 여론조사가 쏟아질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근혜 후보 대 문재인 후보의 1대 1 구도였던 2012년 대선에서는 연쇄적인 단일화가 이뤄진 사례가 있다. 안철수 후보가 불출마를 선언했고, 심상정 후보도 후보 등록일 전 후보직을 내려놨다. 이정희 후보도 투표일 이틀 전에 사퇴했다. 두 사람 중 특정인의 승리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에서 보수 집권을 막아야 한다는 반(反)보수 쪽 공감대가 자연스럽게 형성된 경우라고 볼 수 있다.

◇과반 경선 승리 시 = 문 전 대표가 과반을 일찌감치 확보해 경선에서 무난히 승리할 경우 본선에서의 낙승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 문 전 대표 측에서 민주당 경선을 앞두고 압도적인 지지를 요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문 전 대표 측은 27일 “경선에서부터 힘을 받아야 본선에서도 압도적 지지도 가능하고, 그 힘으로 개혁 과제를 집권 후 실천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선 구도와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는 2007년 대선 당시 보수 측 이명박 후보에 앞서 진보 진영 단일화 얘기가 끊임없이 제기됐지만 결국 실현되지 못한 적이 있다. 중도·진보 진영의 정동영 후보, 문국현 후보, 권영길 후보가 모두 대선을 완주한 것이다. 연대를 해도 승리 가능성이 극히 낮다면 아예 각 후보들이 자신의 정치적 존재감이라도 알려야겠다는 심리가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후보 연대를 통한 승리라는 실익이 없다면 단일화 명분과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세론이 공고화되면서 보수층의 선거 포기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 2007년 대선은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투표율이 가장 낮은 63.0%에 그친 바 있다. 진보 진영이 대거 투표를 포기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