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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속에 또 다른 뇌가 있다 / 장동선 지음, 염정용 옮김 / 아르테

저자는 독일에서 태어나 독일과 한국을 오가며 성장했고, 사회인지신경과학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한국계 독일인 뇌과학자다. 이 책은 슈피겔과 아마존 과학 분야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화제작이다.

저자가 말하는 ‘뇌 속의 뇌’는 ‘사회적 뇌’다. 사람의 뇌는 다른 사람들과 공동생활을 하기에 최적화돼 있으며, 다른 사람과 함께할 때 비로소 뇌도, 나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색인종으로서 서구사회에서 겪은 문화적 충돌과 에피소드, 45건의 뇌과학 실험 사례들을 인용해 어려운 뇌과학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도 뇌의 세계를 설명한다.

우리의 뇌는 마치 서랍장을 만들고 정보를 그 서랍장에 맞게 분류한 후 이런 경험들을 토대로 세상을 인지한다. 경험이 증가할수록 서랍장의 분류와 이름표를 바꿔 가며 아이는 성장한다. 자신을 독자적인 존재로 인식하며 나와 타인, 나와 세상을 분리한다. 여기에서 편견, 선호, 믿음 등이 생겨난다. 뇌는 매 순간 경험들로부터 새롭게 형성되며, ‘나’는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변한다. 우리의 뇌 속에 다른 사람들의 뇌가 있다는 건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는 것이다.

엄주엽 선임기자 ejyeo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