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구교육청 내년 시행
“출산율 높이는 유인책”옹호
“불임·非婚에 역차별”비판도

제주교육청서도 형평성 시끌
음성군은 시행 1년만에 폐지

경북교육청과 대구교육청이 출산·다자녀 교원에게 승진 가산점을 부여하려 해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저출산 극복이란 명분 아래 자녀 수를 승진의 기준으로 삼는 게 온당한지, 비혼·불임 교원과의 형평성 등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제도를 이미 도입한 일부 교육청은 결혼 장려에 중점을 둔 정부의 저출산 대책 기조에 호응하기 위한 고육책이라 주장하지만 반대도 여전하다.

경북교육청은 24일 다자녀·출산 교원 승진 가산점 제도를 내년에 도입하기 위해 오는 5월 교원을 상대로 공청회를 열어 의견수렴 절차를 거친 후 교육공무원 승진 가산점 평정 규정을 개정, 8월쯤 행정 예고할 방침이다. 교원뿐 아니라 행정직 공무원도 자녀 출산 시 승진 혜택을 부여하기로 했다.

대구교육청도 전체 교원 설문조사 등을 거쳐 출산 교원 가산점 부여 방안을 마련, 내년 3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대구교육청 관계자는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만큼 승진 가산점 부여는 출산 장려 유인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구지부는 “비혼이나 난임·불임 교원을 비롯한 무자녀 기혼자에 대한 차별”이라며 “막대한 사교육비, 보육시설 미흡, 열악한 근무여건 등 저출산의 고질적 원인을 ‘승진’으로 해결하려는 구시대적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제주교육청은 지난해 3월 자녀가 셋이면 0.002점, 넷이면 0.004점을 주는 평정 규정을 2년여 진통 끝에 도입했으나 여전히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충북 음성군 역시 2015년 12월 유사한 제도를 시행했다가 직원들로부터 불공정 시비가 일자 지난해 8월 폐지했다.

대구지역의 한 대학교수는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면서 정부의 출산 정책이 다자녀 출산에서 결혼 장려와 신혼부부 초산 지원 정책으로 바뀌고 있다”며 “일부 교육청의 승진 인센티브 제도는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을 충분히 해소한 뒤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동 =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전국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