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곤혹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후보 경선 사전투표 결과 유출 파문이 확대되는 가운데 23일 오전 홍재형(가운데)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이 국회에서 열린 선관위 회의에서 선관위원들과 스마트폰을 보면서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사전투표 文 1위’ 내용 유포

黨선관위, 진상조사위 구성
“범죄혐의 드러나면 형사고발”
安·李측 ‘文측이 유출’ 의심

더불어민주당은 23일 현장 투표 결과 자료 유출 파문과 관련,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조사 결과 범죄 행위가 드러나면 형사고발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하지만 일부 후보 측이 요구하고 있는 홍재형 선거관리위원장의 사퇴 등은 수용하지 않아 부정선거 시비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경선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진상조사위 구성을 결정했다. 선관위 부위원장인 양승조 의원은 “중앙당 선관위는 진상조사위를 구성해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며 “진상조사에 즉각 착수해 선거 방해 등 범죄 혐의가 드러나면 가차 없이 형사고발할 수 있다는 점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양 의원은 “확실한 건 어제 인터넷에 떠돈 내용은 중앙선관위나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확인할 수 없는 내용임을 알려드린다”며 “따라서 (유출된) 개표 결과는 전혀 신뢰할 수 없는, 근거 없는 자료로 인식해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부 캠프에서 이번 현장투표 결과를 무효로 하자는 의견이 나오는 것에는 “공식적으로 그런 요청을 받은 바는 없다”고 말했다. 선관위는 예정된 선거 일정은 그대로 진행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이재명 성남시장 측은 “선관위원장이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안희정 충남지사 측은 “일단 진상조사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선관위가 진상조사위 구성으로 파문 진화를 시도했지만, 수사권이 없는 진상조사위의 조사가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쉽지 않아 파문이 확산될 가능성이 여전하다.

민주당은 전날 전국 250개 투표소에서 경선 선거인단 중 현장투표를 실시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탁 경선 기간 때문에 순회 경선 돌입 전 현장투표는 먼저 실시했다. 214만여 명의 선거인단 중 투표를 완료한 인원은 5만2886명이었다. 이날 투표 마감 직후 SNS상에는 득표 결과를 정리한 자료가 급속도로 유출됐다. 투표소에는 캠프에서 내보낸 참관인이 있어 후보 측은 개표 결과 파악이 가능하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후보 측에서는 “밴드왜건효과(유력 후보 지지 쏠림 현상)를 노린 의도적 유포”라는 말이 나왔지만, 문 전 대표 측은 “우리도 전혀 알지 못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김병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