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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제60회 보화상’시상식
조광제 이사장 “계속 이을 것”

“60번째 시상식 개최로 감개무량하지만 한편으로는 착잡하기도 합니다.”

대구 남구 대명동 재단법인 보화원 조광제(71·사진) 이사장은 20일 “대를 이어 효와 선을 실천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일을 하고 있어 기쁘지만, 이러한 우리 고유의 미풍양속이 갈수록 사라지고 패륜범죄가 빈번히 발생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보화원은 오는 30일 대구 달서구 대구문화예술회관에서 ‘제60회 보화상(補化賞) 시상식’을 개최한다. 그동안 보화원 회관에서 시상만 했으나 올해는 공연 식전행사 등 다소 성대하게 개최한다.

보화상은 중국 송나라 주희(朱熹)의 ‘소학’에 나오는 ‘유보풍화(有補風化·풍속과 교화에 도움이 있다)’를 따서 조 이사장의 아버지(조용효)가 33세였던 1956년에 제정했다. 조 이사장은 “당시 아버지는 서양의 물질문명에 밀려서 쇠퇴하는 우리 고유의 윤리 도덕을 계승하기 위해 논 20두락(斗落·마지기)과 현금 500만 원 등 사재를 출연해 달성군에 보화원을 설립했다”며 “1958년부터 해마다 한 차례씩 대구·경북 주민 중 어려운 환경에서도 효행(孝行), 선행(善行), 열행(烈行)자를 발굴해 시상한 것이 올해 60회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1990년 아버지가 숙환으로 별세하면서 보화원 이사장에 취임했다. 올해 수상자는 대상 1명, 효행 19명, 선행 8명, 열행 3명 등 모두 31명이다. 올해까지 포함하면 수상자는 대상 60명을 비롯해 효행·선행·열행상 1691명 등 모두 1751명에 이른다. 초창기엔 대상 수상자에게 쌀 20가마니(80㎏짜리)를, 나머지 수상자는 7가마를 시상품으로 수여했다. 이후 1969년 조 이사장의 아버지가 추가로 출연한 기금으로 재단법인으로 본격적으로 출범하면서 쌀을 시상금으로 대체했다. 현재 대상은 350만 원, 효행 등 나머지는 각 70만 원으로 한 차례 시상금 총액은 2500만 원 정도다.

조 이사장은 아버지와 함께 유리판매업을 하면서 1982년 남구 대명동에 보화원 회관도 건립하고 효사상 의식 개혁에 나섰다. 하지만 조 이사장은 “아버지의 유리판매업을 이어받았으나 갈수록 힘에 부치면서 2년 전 그만뒀다”며 “이후 보화원 회관 건물 임대료로 시상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물은 연건평 2500㎡, 4층 규모다. 조 이사장은 “웃어른을 공경하고 부모를 섬기는 정신을 올곧게 배우면 혼란도 줄어든다”며 “미래 세대가 소홀히 하고 있는 효 정신을 이어받도록 시상을 대를 이어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구=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