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발 물레로 그릇을 성형하고 있는 최웅택 도예가. 공근혜갤러리 제공

최웅택 도예가, 삼청동 개인展
조선시대 日로 건너간 차 사발
日국보급 10여점도 처음 공개

서양에도 잘 알려진 일본의 ‘이도다완’은 16세기 말 조선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뒤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에게 헌상돼 유명해진 차 사발이다. 비파색을 띤 부드러운 색상, 자연스러운 손 물레 자국, 사발의 개성을 함축한 매화피(梅花皮·굽 부분에 생기는 개구리 알 모양의 결정) 등은 중국과 일본 자기를 뛰어넘는 독특한 미적 표현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임진왜란 당시 조선의 차 사발을 탐낸 일본이 수많은 도공을 납치해가며 막상 조선에서는 그 맥이 끊어졌다. 400여 년 전, 임진왜란 당시 일본으로 끌려간 선조 도공들의 맥을 이어 이도다완을 부활시킨 최웅택(62) 도예가의 개인전이 오는 23일부터 한 달간 서울 종로구 삼청동 공근혜갤러리에서 열린다.

최 도예가는 경남 진해의 웅천 도요지 일대에서 태어나 육십 평생을 이곳에 머물며 조선의 이도다완을 재현하는 데 평생을 바쳐왔다. 웅천은 조선 시대 초기에 분청사기와 연질의 백자류를 생산하던 곳으로 이도다완의 탄생지이기도 하다. 그는 웅천 차 사발 재현을 위해 흙의 채취에서부터 숙성, 발 물레 성형과 장작가마 소성 등 전통적인 방식만을 고집한다.

그가 사용하는 삼백토는 다른 지역에서는 보기 드문 웅천 보배산 일대의 흙이다. 세 가지 고운 빛깔을 내는 순수한 입자의 삼백토를 사용해야만 이도다완 특유의 아름다운 비파색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또 그는 전통 방식 그대로 발로 물레질을 하여 성형을 마친 차 사발에 정성스럽게 유약을 입히고 1200도가 넘는 장작 가마 속에서 꼬박 이틀을 굽는다.

전시에서는 최 도예가가 오랜 시간 수집해온, 쉽게 볼 수도 구할 수도 없는 일본 국보급 웅천 이도다완 도편 10점을 일반인들에게 처음으로 공개한다. 그리고 조선 도공들의 차 사발 재현을 위해 수십 년동안 연구해 온 최 도예가의 다완 작품들 30여 점과 자연미와 순수미가 느껴지는 비파색 항아리 7점도 선보인다.

또한 전시 기간 중 매주 목요일과 토요일에는 최 도예가의 이도다완에 초록색 말차를 풀어 4월에 핀 벚꽃 잎을 올린 차 시음회도 열린다. 초등학교 때부터 전국을 찾아다니며 장인들의 다완을 수집해 온 다완 애호가 박승환 컬렉터가 직접 작품설명과 함께 다도를 시현한다. 문의 02-738-7776

이경택 기자 kt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