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누가 이길까 17일 오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당 대선후보 예비경선에서 손학규(오른쪽) 후보가 박주선(왼쪽), 안철수 후보에게 웃으며 인사를 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안철수, 보수층 결집 안된 상황
단일화해봤자 무의미하다 판단
캠프에 “또 거론땐 책임물을것”

박지원 “현재는 연대 고려안해
4월초 경선 끝나면 모르겠지만”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17일 보수층의 결집을 이끌어내지 못하는 현 보수 정당과의 연대는 의미가 없다고 보고, 자강론을 통한 자체적 외연 확대에 주력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 지도부도 바른정당과의 연대가 시너지를 줄 수 있는지는 각 정당의 경선이 끝나는 4월 초 반문재인 연대 분위기를 보고 판단해야 한다며 바른정당의 연대 제안을 일단 거부했다. 안 전 대표 측은 바른정당과 자유한국당 등 보수정당이 25% 안팎의 지지율은 확보해야 연대를 모색해 볼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안 전 대표가 캠프 참모들에게 바른정당과의 연대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 나오면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번 대선은 결국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자신의 대결이 될 것이라는 자강론 기조를 재강조하는 동시에, 섣부른 연대론으로 국민의당 중심의 중도·보수층 결집이라는 대선 전략이 흐트러지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바른정당은 주자들의 지지율이 지지부진한 상황인 만큼 활로 모색을 위해, 국민의당과의 적극적인 연대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안 전 대표와 국민의당 주류에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강하다. 경선이 시작되는 상황에서 보수정당과의 연대가 득이 되지 않는 데다 연대를 통한 시너지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의당 한 의원은 “합리적 진보나 중도 개혁적 보수가 차츰 우리한테 모일 수 있다고 안 전 대표는 생각하고 있다”며 “바른정당을 배제하지는 않지만, 자강론을 중심으로 한 이런 스탠스가 괜한 연대론으로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보수 진영의 정당과 후보들의 지지율이 미미한 상황도 이 같은 판단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통화에서 “정치는 생물이기 때문에 4월 초 경선이 끝나면 이야기가 나올 수 있지만 현재는 연대를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일각에서는 연대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호남의 한 의원은 “4월이 되면 결국 반문재인 연대가 형성될 텐데, 우리 세력만으로 이기기 어렵다면 연대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4월 초 각 당 후보 선출 결과에 따라 연대나 단일화 추진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은 이날 충청권 명사 모임인 ‘백소회’에서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와 다시 만날 것이고, 스몰텐트에서 굉장히 사이즈가 더 있는 텐트가 형성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