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 ‘소비자의 날’ 직격탄은 피했지만…

리커창, 韓관련 사드 언급안해
온라인선 한국을 ‘개’에 비유

중국 관영방송 CCTV가 15일 방송한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에서 우려했던 ‘한국 기업 때리기’는 없었다. 이날 폐막한 전국인민대표대회 기자회견에서도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한반도 관련 질의 응답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를 거론하지 않아 중국 당국이 경제 보복에 ‘수위 조절’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소비자의 날’을 맞아 이날 밤 8시부터 2시간 동안 생방송으로 방영된 CCTV의 ‘완후이(晩會)’에서 한국 기업관련 내용이 나오지 않았다. 당초 집중 대상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으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과 미·중 정상회담을 조율하게 될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의 방중을 앞두고 수위 조절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北京)의 산업 분야 관계자는 16일 “올해의 주제 자체가 온라인에서의 소비자 신뢰였다는 점, 롯데의 경우 이미 여론이 과열된 상황에서 관영 매체가 나서서 때릴 필요성이 없다고 볼 수 있는 점이 을 고려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완후이에는 나이키 운동화의 보상 부문과 일본 무지의 원전사고와 관련한 원산지를 속인 점 등이 지적됐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한국 화장품과 패션 소개로 인기를 얻었던 인터넷 스타가 반한 감정을 부추기며 한국을 ‘개’에 비유하는 등 원색적인 비난을 하는 영상이 퍼졌다. 한국 브랜드 제품 파괴, 한국 제품 거부 운동을 하자는 노래를 부른 가수의 동영상까지 나도는 등 ‘광기’에 가까운 수준이다.

학계에서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자칭궈(賈慶國)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장은 13일 한 공공외교 학회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중국의 경제제재는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방휼지쟁(蚌鷸之爭·조개와 도요새가 싸우다 어부에게 둘 다 잡혀가는 상황으로 제3자만 이롭게 하는 싸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 = 박세영 특파원 g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