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지원 없다더니 “4兆 투입”
채무 19兆·부채비율은 4000%
56兆손실 앞세워 또‘大馬不死’
원칙 없는 구조조정 도마위에

정부가 ‘추가 지원은 없다’는 구조조정 원칙을 4개월 만에 깨고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신규 지원을 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7조 원의 세금이 투입된 후에도 현재 금융채무 19조 원, 부채비율 4000%, 올해 만기 회사채만 9400억 원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정부의 말 바꾸기’가 도마 위에 오른 것이다. 정부는 “상황이 달라졌다” “파산 시 56조 원 국가경제손실” 등의 논리를 펴고 있으나 ‘일단 살려 놓고 보자’ 식의 관성에 젖어 ‘대마불사(大馬不死)론’만 키우며 구조조정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추가 지원 규모는 3조∼4조 원에 이를 예정이다. 정부는 지난 2015년 청와대 서별관회의에서 결정된 4조2000억 원 이상의 추가지원은 부담스럽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추가 지원이 없다고 밝혔을 때의 전망과 현재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면서 “여러 대응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확정안은 오는 23일 발표될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 측의 추가 자구안도 발표될 것으로 전망되나, 새로운 묘책이 나오기는 불가능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대마불사’ 논란은 20년 가까이 거듭돼 왔다. 1999년 대우그룹 워크아웃으로 대우조선해양에 공적자금 2조9000억 원이 투입됐다. 산업은행은 2001년 매각 방침을 밝혔으나 2005년에는 덩치가 커 어렵다는 유보적 입장으로 바뀌었고, 2008년에는 매각에 실패했다. 이어 2015년 “부실기업에 대한 무원칙 지원”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추가 지원이 결정됐다.

반면, 정부는 지난해 해운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연간 17조 원의 경제피해가 예상되는데도 한진해운에 대해 사실상 파산 결정을 내렸다.

한 중소업체 관계자는 “정부가 비리기업 회생에만 집중하는 사이 중소업체들이 지원을 받지 못해 쓰러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현진·윤정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