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 이후 조기 대선까지 앞으로 2개월은 정치는 물론 안보, 사회 등 모든 면에서 대한민국 운명을 좌우할 중차대한 시기다. 특히 먹고 사는 문제인 경제(經濟) 부문에 있어서는 더더욱 그렇다. 한국 경제의 향방을 가름할 대내외 중대 변수들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물론 정치권이 그 어느 때보다 정신 바짝 차려야 하는 이유다.

기정사실화한 15일 미국의 금리 인상은 발등의 불이다. 그 횟수도 당초 시장이 예상했던 올해 3차례에서 4차례로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그만큼 우리 경제의 최대 뇌관인 1344조 원의 가계부채도 터질 공산이 커졌다는 얘기다. 사상 최악인 내수에도 악영향을 주게 됨은 물론이다. 4월 발표될 미 정부의 환율보고서도 태풍의 눈이다. 환율조작국 지정 표적이 중국이라지만 대미 무역 흑자국이면서 정치 상황이 불안정한 한국이 희생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도 갈수록 노골화할 것이다.

‘4월 위기설’의 진원인 대우조선해양 문제는 위기감을 더 키운다. 위기설의 요체는 대우조선이 주문받은 배를 완성해도 잔금을 제때 못 받는 데다, 신규 수주가 부진해 유동성 위기에 빠지면서 부도가 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정부는 “근거 없는 시나리오”라고 일축하지만 대내외 환경이 심상치 않다는 점에서 곧이곧대로 믿을 수만은 없다. 30년 가까이 6조 원 이상 혈세가 투입되면서 돌려막기 식으로 연명한 대우조선이 툭 하면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두 달 간의 ‘경제 시한폭탄’ 기간 국민에게 무한책임을 져야 하는 정부 책임이 막중하다. 각종 악재들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하도록 컨트롤타워 역할을 차질없이 해야 한다.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은 대선에 뛰어들 의향이 있다면 오늘이라도 입장을 밝혀 정부 내 불확실성을 확실히 걷어내야 한다. 공무원들도 다음 정부 출범 때까지 현상만 유지하겠다는 구태를 떨쳐내야 한다. 대선 주자들도 각성해야 한다. 재정 여건은 무시한 포퓰리즘 정책 남발은 매국 행위임을 명심해야 한다. 비록 표를 잃더라도 경제만큼은 국가만을 바라보고 협치(協治)하는 아량을 보여줘야 한다. 그런 정치인이어야 국가를 이끌 큰 지도자로서의 자격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