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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첫 ‘연정’ 明暗

남경필 경기지사의 대표 정치·정책 브랜드는 ‘연정(聯政)’이다. 비록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2005년 국정의 대연정을 먼저 제안했던 선례가 있지만 실제 지방자치 현장에서 이를 실천, 접목한 것은 남 지사가 원조라고 할 수 있다. 그가 도정을 수행하면서 도의회와의 갈등 속에서도 파행을 막고 성과를 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단연 연정 덕분이었다.

경기도와 도의회는 지난해 8월 무상급식과 청년수당 등 4개 사항에 합의하면서 연정 2기로 접어들었다. 최초의 연정, 즉 연정 1기는 남 지사가 2014년 도지사 후보 시절 상대 당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에 부지사 추천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당선 후 실제로 이기우 전 국회의원(열린우리당)을 그해 12월 복지 분야를 책임지는 사회통합부지사로 임명했다. 기존 행정총괄부지사, 경기 북부 담당 2부지사 외에 새로 부지사 자리를 마련해 약속을 지킨 것. 이를 필두로 정책협의회를 구성해 연정의 제도화에 시동을 걸었다. 남 지사 스스로는 ‘민생연정’이란 표현을 썼다. 민생연정은 광역·기초단체의 협치를 뜻하는 시·군연정, 반대 당 정책에도 재원을 배분하는 예산연정, 다른 시·도와의 협력을 도모하는 광역연정 등으로 점차 확대됐다. 경기연정의 모델은 권력을 의석수에 따라 나누는 독일식 연정으로 약자를 배려하는 ‘합리적 보수주의’, 협치에 의한 분권형 공동정부, 중도정치의 개념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남 지사는 1기 연정에서 야당과 분권형 권력구조를 처음 만들어낸 후, 도와 시·군 간의 예산 편성 공조체계도 강화했다. 그 결과, 화성 공동화장장과 수원·용인 경계 조정이란 난제를 무리 없이 해결해냈다. 또 강원도와의 상생협력 체결로 연정을 광역단체 단위로 확장하기도 했다. 이후 연정을 통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해결과 생활임금제 시행, 산하기관장 인사청문 도입 등 많은 성과를 거뒀다는 평을 들었다. 그의 선구적인 연정 모델은 지난해 총선 후 정치 안정화의 대안으로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앞으로 수원 군공항 이전 등 주요 현안 해결에도 연정이 중재자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남 지사는 “다당제에서 패거리 정치를 청산하기 위해서라도 연정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자체 단위의 연정이 대통령제 아래의 중앙정부에서는 현실적으로 실천하기 어려운데도 남 지사가 대권전략 마케팅에 활용하는 게 아니냐는 부정적인 의견도 나온다. 또 도의회에서 여야 대결구도가 재현되면서 연정을 회의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주민들도 생겨나고 있는 실정이다.

의정부=오명근 기자 om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