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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선발된 김범철 씨
공무원 생활하며 큰 결실

“처음엔 취미로 시작한 양궁이지만 이제 국가대표가 제 꿈이 됐고, 양궁을 하는 순간만큼은 저에게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잊게 됩니다.”

꿈 많던 고등학교 2학년 때 당한 교통사고. 그때부터 휠체어를 탈 수밖에 없었지만 어릴 적부터 좋아했던 운동을 그만둘 순 없었다. 원래 구기 종목에 더 관심이 있었지만, 결국 장애 때문에 주말에 혼자서도 연습할 수 있는 양궁을 선택했다. 그렇게 시작한 양궁이 어느덧 자신을 이끌어주는 꿈이 됐고, 인생의 동반자로 자리 잡았다.

서울 금천구청(구청장 차성수) 민원여권과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범철(54·사진 오른쪽) 주무관의 얘기다. 김 주무관은 최근 실업팀 선수들도 다수 참가한 장애인양궁 세계선수권대회 선발전에 개인 자격으로 참여해 국가대표에 선발되는 기쁨을 누렸다. 김 주무관은 9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주말에만 연습하다 보니 연습량이 부족했는데도 국가대표에 선발됐다”며 “그동안의 노력 덕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몸이 힘들어 꿈을 포기한 장애인들이 많은데, 꿈에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기쁨과 보람도 매우 크다”며 “본인이 원하는 것을 찾고 이루기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주무관은 지난 한 해 장애인 양궁 세계선수권 국가대표 선발전에 네 차례 참가해 컴파운드 W1 부문 3위로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현재 몸담고 있는 민원여권과에서 5년간 근무 중인 그는 업무량이 많은 부서이다 보니 연습할 시간도 많지 않았다. 인생의 목표가 된 국가대표에 선발되려면 연습량을 늘려야 했지만, 공휴일에만 연습할 수밖에 없었다. 양궁인 김범철인 동시에 24년 차 공무원이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최대 장점으로 “지난 13년간 거의 한 주도 빠지지 않고 주말마다 수원양궁장까지 가서 꾸준히 연습해온 성실함”이라고 소개했다.

김 주무관은 올해 9월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오는 4월엔 이천에 있는 장애인선수촌에 입소한다. 올림픽 다음으로 큰 경기인 세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있는 그는 훈련 기간 중 자신의 빈자리로 인해 업무가 과중해질 직장 동료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박양수 기자 ys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