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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5위권 IB ‘초상증권’
국내시장에 첫 투자중개 신청
전자금융거래 인가신청서 빠져
韓기업 M&A러시 신호탄 우려

“금융시장 세계화 전략의 일환”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중국의 경제 보복이 노골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내 5위권 투자은행(IB)으로 꼽히는 초상증권이 중국 본토 증권사 중 처음으로 국내 자본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가에선 중국 증권사의 국내 기업 재무분석 능력 등을 기초로 한 막대한 중국계 자본의 한국기업 인수·합병(M&A) 러시가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초상증권은 지난 2월 24일 금융위원회에 투자중개업(증권 및 장내파생상품) 본인가를 신청했다. 금융위의 초상증권 본인가 신청 공고문을 보면 초상증권의 업무 범위에 ‘전자금융거래’가 빠져있다. 최근 주식거래 일상이 된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을 통한 전자금융거래 영업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초상증권 관계자는 “한국 증권사와 같은 영업방식으로 경쟁하지 않을 것”이라며 “전자금융거래를 하지 않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는 한국에서 개인투자자보다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중국 주식 투자를 권유하는 ‘아웃바운드’ 영업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초상증권은 교통·금융·부동산개발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중국 국유기업 초상국그룹의 계열사다. 사실상 중국 중앙정부의 관리를 받고 있다. 자기자본과 당기순이익은 2015년 말 기준 각각 8조3608억 원, 1조9507억 원에 달한다.

일각에선 중국 본토 증권사의 국내 진출이 한국기업 쇼핑의 ‘신호탄’이라는 분석도 있다.

현석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초상증권과 같은 중국 본토 증권사의 국내 진출 의미는 무엇보다 한국기업에 대한 정보 축적에 있다”며 “중국계 막대한 자본력은 이를 알짜배기 기업을 골라 담는 데 활용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중국계라고 다른 외국계 증권사와 차별을 두면 안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최근 가시화되는 중국의 사드 관련 경제 보복에서처럼 정치 이슈에 따른 성숙하지 못한 투자 판단이 국내 자본시장을 교란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초상증권 관계자는 “한국 시장 진출은 중국 금융시장의 세계화 전략의 하나”라며 “한국에서도 다른 주요국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투자자가 많아 이를 지원하겠다는 게 한국 진출의 목적”이라고 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