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사이버불링’ 性別차이… 男‘폭력적’ 女 ‘따돌림’

이성식 숭실대 교수 분석

대학생들 사이에 ‘사이버불링’(Cyber-bullying)이 만연해 새로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남성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주로 욕설, 모욕 등 ‘외부 표출적’ 형태의 사이버불링이 많지만, 여대생들 사이에서는 커뮤니티나 채팅방 내에서의 집단따돌림 등 ‘배제적 형태’가 주를 이뤘다. 성별에 따라 사이버불링 양태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이버불링은 사이버공간에서의 괴롭힘이나 폭력을 뜻하는 말로, 단순 욕설·모욕부터 명예훼손, 스토킹 등 행위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성식 숭실대 정보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한국피해자학회에 발표한 ‘인터넷 사이버불링의 가해와 피해의 관계에서 하위문화환경 및 개인성향에 따른 조건적 효과와 그 성별 차이’ 논문을 통해 “남학생은 주로 공격, 폭력적인 모욕·욕설 등의 유형이 많지만, 여학생은 집단따돌림과 같은 배제와 소외의 유형이 많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남학생은 사이버불링을 용인하는 소속집단의 영향을 많이 받아 피해를 본 뒤 응징적으로 상대를 공격할 가능성이 크지만, 여학생은 자기통제력이 높을수록 피해를 보면 스스로 방어하기 위해 가해를 저지르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1월 대학생 A(26) 씨가 봉사동아리 활동 중 만난 여성에게 호감을 표시했다가 거절당하자, 같은 동아리 소속 여대생 B(25) 씨에게 해당 여성을 대신 회유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SNS로 화상을 입은 여성의 사진을 B 씨에게 보내는 등 협박해 재판에 넘겨졌다. 2015년에는 한 여학생이 대학 동기 단체카톡방에서 다른 여학생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자 투신해 목숨을 끊었다.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에 따르면, 사이버 명예훼손 및 모욕 범죄는 2014년 6241건, 2015년 1만202건에 이어 2016년엔 9월 기준 1만1500건으로 크게 늘었다. 이 교수는 “현실 세계에서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행동은 사이버 공간에서도 하지 않도록 지속적 교육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기윤 기자 cesc30@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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