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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그 프라이’ 라이에서

벙커에서는 다양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지만, 크게 굴러서 들어간 경우와 직접 벙커 안으로 떨어지는 두 가지로 나뉩니다. 굴러서 들어갔다면 지난주에 살펴본 것처럼 하체를 단단히 고정하고 왼발 쪽에 볼을 둔 후 자신 있게 임팩트하면 해결됩니다. 하지만 볼이 직접 벙커로 들어가면 볼이 모래 안에 묻히곤 합니다. 흔히 말하는 ‘에그 프라이 라이’죠.

볼이 파묻힌 경우 아마추어 골퍼는 당황하는데 전혀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대부분의 아마추어 골퍼는 이런 상황에서 볼을 오른발 앞에 두고 클럽헤드를 닫은 후에 강하게 찍듯 스윙합니다. 물론 이 방법이 효과가 없는 건 아닙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사용했던 방법이고 자신감이 없을 때 탈출을 위해서는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하지만 이 방법은 확률이 떨어집니다. 골퍼가 볼을 제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또 상황에 따라 사용하기 어렵습니다. 이 방법은 볼이 낮고 날카롭게 튀어나갑니다. 따라서 턱이 높은 벙커에서는 좋은 해결 방법이 아닙니다.

볼이 모래에 묻혔을 때 저는 평소와 같이 볼의 위치를 왼쪽에 두고 샷을 합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우선 볼의 탄도를 조금 더 높일 수 있습니다. 볼의 탄도를 높일 수 있다는 뜻은 떨어지는 지점을 예측하고 어느 정도 구를지를 예상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당연히 핀을 좀 더 적극적으로, 아니면 방어적으로 공략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두 번째는 클럽이 모래를 안정적으로 파고들 수 있습니다. 볼을 오른쪽에 두면 볼이 직접 맞을 위험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선 ‘톱볼’이 되면서 그린을 훌쩍 넘기는 경우가 생깁니다. 하지만 왼발 쪽에 볼을 두면 클럽이 보다 안정적으로 모래를 파고들어 원하는 샷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때 볼의 뒤쪽 모래 5∼6㎝ 지점을 겨냥해야 클럽이 모래 속을 충분히 파고들게 됩니다.

샷을 할 때는 충분히 백스윙하고 일반적인 벙커샷에 비해 다소 강하게 찍어 치듯 샷을 해야 합니다. 이 상황에서 부드럽게 샷을 하면 클럽 헤드가 모래를 빠져나오지 못합니다. 다소 강하게 그리고 클럽 뒷면의 바운스를 모래에 툭 떨어뜨리는 느낌으로 샷을 하면 자연스럽게 폴로 스루도 짧아질 겁니다. 클럽 헤드를 여는 정도에 따라 탄도를 조절할 수는 있지만 굳이 많이 열지 않아도 됩니다. 제 경우는 아주 살짝, 바운스를 이용할 정도만 열어서 샷을 합니다. 클럽 페이스를 너무 많이 열면 클럽이 모래에 튕길 수도 있어 조심해야 합니다.

LPGA투어 프로
사진 촬영=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 판타지 스프링스 리조트

이미지 크게보기 볼이 모래에 파묻혀 있으면 클럽을 조금 강하게 툭 떨어뜨리는 느낌으로 임팩트해야 한다.

이미지 크게보기 그런 다음 폴로스루는 자연스럽게 이뤄지도록 하되 크기는 짧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