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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수원시청 9급 공무원 김태훈(22) 씨는 올해 대입에서 S대 한의예과에 합격했다. 김 씨는 고교 졸업 후 경기도청 공무원인 아버지의 권유에 따라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 지난해 3월 공직에 발을 들여놓았다. 하지만 의료인의 꿈을 버리지 못한 김 씨는 대입 합격통보를 접한 뒤 고민을 거듭한 끝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김 씨는 “학업과 공직을 병행할까도 생각해 봤지만 결국 업무에 소홀해 조직에 누를 끼칠 것 같아 그만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K시 모 주민센터에 근무하는 A(34·9급) 씨는 서울 소재 명문대를 졸업한 뒤 대기업에 근무하다가 지난해 공직에 입문했다. 하지만 민원인에게 매일같이 시달리는 한편, 주말·공휴일을 가리지 않고 챙겨야 하는 지역행사 등 격무에 지친 그는 최근 국가직 공무원 수험서를 새로 펴들었다.

이처럼 더 나은 직업을 찾아 공직을 스스로 그만두는 하위직 공무원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4~2016년 3년간 수원시에서 스스로 사직한 6~9급 공직자 95명 중 9급이 78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8급 15명, 7급 5명 등의 순이었다. 용인시와 안산시에서도 하위직으로 내려갈수록 사직자 수가 늘어났다.

임승빈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방직의 경우 국가직보다 승진 기회가 적어 입신양명을 꿈꾸는 젊은 공직자에게는 매력이 덜한 면이 있다”며 “악성 민원에 시달리거나 장시간 근무 등으로 피로를 호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수원=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