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쇼트트랙 ‘깜짝 金’ 박세영 - 빙속 1000m ‘괄목 6위’ 박승희의 도전

올림픽 금메달 남매란 꿈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박세영(24·화성시청)은 20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의 마코마나이 실내링크에서 열린 2017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2분 34초 056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미지 크게보기 박승주(위부터), 승희, 세영 남매의 어린 시절. 박승희 SNS

박세영은 빙상 삼남매 국가대표의 막내다. 큰 누나 승주(27·은퇴), 작은 누나 승희(25·스포츠토토)와 함께 2014 소치동계올림픽에 출전하면서 화제를 모았지만 메달을 획득한 건 승희뿐이었다. 박세영은 특히 운이 없었다. 당시 남자 5000m 계주 준결선에서 3바퀴를 남겨두고 1위를 달렸으나 이호석(은퇴)이 미국과 충돌해 넘어졌기 때문. 박세영은 2015년 세계선수권대회 1000m에서 메이저대회 첫 우승을 차지했다. 박세영의 기량이 꽃피는가 싶었지만, 이번엔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쇄골이 골절돼 올 시즌 월드컵 시리즈에는 한 차례도 출전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금메달은 간판인 이정수(28·고양시청)의 몫이 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지만, 박세영은 올 시즌 첫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정수는 동메달(2분 34초 356)을 보탰다.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한 박세영에게 남은 숙제는 올림픽이다. 게다가 쇼트트랙에서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박승희의 기록 단축도 눈에 띄고 있어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선 남매가 시상대에 오르는 감격을 누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소치동계올림픽 쇼트트랙 2관왕(여자 1000m, 3000m 계주)인 박승희는 20일 열린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에서 1분 16초 82로 자신의 종전 최고기록(1분 16초 87)을 0.05초 앞당겼다. 전체 6위. 지난해 11월 열린 월드컵 1차 대회의 성적(1분 19초 14)보다 무려 3초 이상 단축됐다.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 1위(일본 고다이라 나오·1분 15초 19)∼4위(이상화·1분 16초 01)와는 격차가 있지만 박승희의 기록 단축 속도가 무척 빠르기에 평창에선 파란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소화초등학생 시절 삼남매는 나란히 빙상부에 발을 들여놓았고, 빙판을 지치며 우애를 길렀다. 맏이 박승주는 스피드스케이팅, 승희와 세영은 쇼트트랙에서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내 각종 대회를 주름잡았고 국가대표라는 공통분모를 지니게 됐다. 박승주는 이제 은퇴하고, 승희와 세영만 남았다. ‘박승희의 동생’이란 그늘에서 벗어난 박세영은 “동계아시안게임에 참가하기 위해 쇄골이 골절된 뒤 세 달간 뼈가 일찍 붙는 주사를 처방받았다”며 “몸 관리를 잘 해 남은 경기, 다음 대회를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승희는 부쩍 성장한 동생이 대견스럽다. 자신의 트위터에 “축하한다 동생아. 이제 누나보다 낫구나. 앞으로는 동생이 누나 호강시켜다오”라며 축하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