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어떻게 할까요 ?”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정우택(왼쪽) 원내대표가 박맹우 사무총장과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태극기 집회 참석 용인하면서
어제 大選준비단 첫 회의 열어
경선 일정 ‘플랜 A·B·C’ 마련
탄핵 바란다고 비쳐질까 우려
결정 전까진 비공개 논의키로

안상수, 인천 송도서 출마선언

자유한국당이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관련 결정을 앞두고 탄핵 반대와 조기 대선 준비라는 딜레마에 빠졌다. 한국당은 ‘탄핵 반대’를 내걸며 태극기 집회로 대표되는 충성도 높은 보수층의 결집을 시도하고 있지만 ‘탄핵 인용’을 대비해 후보 선출 방식 및 일정을 논의하는 등 대선 준비에 나서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2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우현 의원은 “탄핵이 인용되면 보수 국민은 언론에 대해 무차별 공격을 할 거다. 언론이 망해야 되지 않나 그런 생각도 갖고 있다”며 언론을 향해 날을 세웠다. 그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절대 특검을 연장해주면 안 된다”며 “지금 같은 편파적인 상황에서 심판을 공정히 봐야 하는데 뭐가 공정한 게임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탄핵 선고일이 다가오면서 ‘탄핵 기각’과 특검 연장 반대 등 보수층을 자극하는 발언을 한 것이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당이 ‘탄핵 기각’을 앞세운 태극기 집회에 당원들의 참석을 용인하면서 탄핵이 인용될 것을 대비해 대선을 준비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란 지적이 나온다. 한국당은 전날 대선준비단 첫 회의를 열어 헌법재판소의 박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와 정치권 합종연횡 가능성 등을 고려해 대선 경선 방식 및 일정을 플랜 A·B·C 3가지로 구분해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선준비단 핵심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만약 탄핵이 인용된 후에 준비를 시작하는 건 말이 안 되니 시나리오별 일정을 미리 세팅해보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회의에서는 탄핵이 인용될 경우 후보는 선거일 40일 전 확정하는 것이 유력하게 검토됐다.

준비단에 소속된 한 의원은 “혹시나 탄핵을 바란다고 비칠까봐 비밀리에 준비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단장을 맡은 신상진 의원 등 전·현직 의원 13인으로 구성된 대선준비단은 탄핵심판 결정 전까진 논의 상황을 비공개에 부치기로 했다.

한편 안상수 의원은 이날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송도에서 300만 개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일자리도시’ 건설 공약을 내걸고 출마를 선언했다. 안 의원의 출마로 한국당은 이미 출마를 선언한 원유철 의원, 이인제 전 의원, 김진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과 조경태 의원, 김관용·김문수·홍준표 전 현직 도지사,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까지 10여 명의 대선주자를 거느리게 됐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