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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대성 前 세종연구소장 한미안보연구회 이사

북한의 통치 행태는 거의 공작 차원이다. 북한 정권이 자행한 수많은 숙청, 해외 곳곳에서 자행한 각종 테러들은 모두 북한 정권의 공작이다. 특히, 남북 분단사에서 북한의 대남정책 대부분은 북한의 공작 차원의 행태들이었다.

북한의 대남공작 능력과 관련된 내용은 비밀 중에도 최고급 비밀이다. 따라서 북한 정보기관에서 평생을 몸담고 복무한 사람들도 정확한 북한의 대남공작 역량을 알 수가 없다. 그러나 북한이 그동안 자행한 대남공작들과 대남공작 부서에서 근무했던 일부 탈북 인사들의 증언을 토대로 다음과 같은 북한 대남공작 능력의 특성들을 말할 수는 있다.

첫째, 북한은 오랜 역사와 고도의 전문성을 가진 대남공작 기관을 다양하게 가지고 있다. 북한 대남공작 기관들 내에는 평생을 오직 대남공작 하나에만 몰두하면서 살아온, 고도의 전문성을 보유한 많은 전문가가 있다. 북한의 대남공작 기관들은 김일성에서부터 김정은까지 몇 차례에 걸친 개편 작업이 있었다. 그러나 그 근본 역무는 주로 조선노동당과 조선인민군이 맡아 왔다. 노동당 내에는 통일전선부, 작전부, 대외연락부 등이 있고, 조선인민군 내에는 1국(작전국/작전부), 2국(정찰국), 5국(해외정찰국) 등이 있으며, 시대에 따라 역무 분담의 이동은 있었지만 총체적인 업무는 큰 변화가 없다.

둘째, 북한은 대남공작 차원에서 선명한 공작 목표에 대한 설계도를 보유하고 있다. 대화를 하든 전쟁을 하든 대남공작의 궁극적인 목표는 ‘북한이 주도하는 한반도 공산화 통일’이다. 이 대남공작의 궁극적인 목표를 효과적으로 쟁취하기 위해 북한은 공작 차원에서 선명한 전략적·전술적인 과제들을 보유하고 있다. 북한이 대남공작 차원에서 보유하고 있는 전략적인 지도 과제는 남한에 지하당 창건, 남한 체제 전복을 위한 통일전선 구축, 남한 사회에서 민·관(民官) 이간, 한·미(韓美) 이간 등이다. 그리고 전술적 지도과제는 합법·비합법·반합법 배합투쟁, 폭력·비폭력 배합투쟁, 정치·경제 배합투쟁, 중심 고리 포착 조치 등이다. 중심 고리 포착 조치란 북한이 대남공작 차원에서 성과를 고양하기 위해 연쇄된 고리들 가운데서 핵심적인 문제 하나만 풀면 나머지 문제들이 절로 풀린다는 공작전술을 의미한다. ‘반미운동 선동→주한미군 철수’는 중심 고리 포착 조치 공작이다.

셋째, 북한은 대남공작의 목표들을 획득하는 분명한 실천 설계도를 가지고 있다. 북한이 대남공작 차원에서 비밀리에 추구하는 활동들은 간첩 남파, 남한 내 반정부세력·동조세력 규합, 대남 정보 수집, 심리전, 군사정찰, 납치·테러 등이다. 이러한 활동은 시대 상황, 남한 내 여건 변화에 기민하게 반응하면서 실천하는 능력을 보여준다. 예를 들면, 한국에서 주말마다 벌어지는 탄핵촉구 촛불집회 현장에 ‘문제는 자본주의다’ ‘사회주의가 답이다’ 등의 깃발 투입은 북한의 대남 대중선동 능력의 구체적 실천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김정은 정권은 더욱 공세적으로 대남공작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공작원들에 대한 대대적인 사상검토·세대교체, 공작 장비 현대화, 공작훈련 강화, 정치공작 증대와 무장공비 침투능력 강화, 테러공작 기반 강화 등 공세적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남한 내 지하당 구축 공작, 통일전선 공작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북한의 대남공작 실상을 정확하게 파악해 각종 공작을 차단하고 더욱더 적극적인 대북 역이용(逆利用) 공작들도 감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