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자유한국당 의총 20일 오전 국회 예결위 회의장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정우택(왼쪽부터) 원내대표가 김선동 원내수석부대표, 이현재 정책위의장과 현안을 논의하고 있다. 김선규 기자 ufokim@

민주당 “黃, 연장승인 안하면
‘동업자의 동업자 엄호’ 지탄”
與 “대선용 정치 수사” 반발
의총서 ‘연장 반대’ 당론 채택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활동 시한 연장을 둘러싸고 여당인 자유한국당과 야당들이 정면충돌하고 있다. 특검 시한 연장 승인권을 쥔 황교안(얼굴)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특검법상 활동 시한이 종료되는 오는 28일까지 ‘버티기’로 일관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여야가 국회에서 대리전을 치르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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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등 야 4당은 20일 황 권한대행을 향해 “박근혜 정부 동업자가 될 것이냐”며 압박 강도를 높인 반면, 한국당은 “특검 연장은 대선용 정치수사에 불과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특검 연장 승인을 하지 않으면 마치 동업자가 동업자를 엄호한다는, 맹목적 방패가 된다는 지탄을 받을 것임을 황 권한대행에게 분명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우상호 원내대표 역시 “황 권한대행이 조속히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앞서 야 4당 원내대표, 원내수석부대표는 회동을 통해 황 권한대행이 21일까지 특검 연장을 승인하지 않으면 23일 특검법 개정안을 통과시킬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오신환 바른정당 대변인은 통화에서 “황 권한대행이 특검 연장을 수용하지 않으면 국회 일정을 포함해 가상 시나리오를 준비해야 한다”고 배수진을 쳤다.

그러나 한국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통해 ‘특검 연장 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하며 맞불을 놨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특검 연장은 전적으로 황 권한대행의 결정에 달려 있다”면서도 “특검은 일반 검찰의 예외적 권한으로 태생적으로 무한정 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검이 기간 내 수사를 완료해야 함을 부각함과 동시에 황 권한대행의 결정사항임을 강조, 연장 승인이 거부될 경우 국민적 비난 여론을 피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키를 쥔 황 권한대행 측은 법리적 판단 문제인 특검 기간 연장 문제를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를 우려하며, 특검법상 수사종료일 전까지만 연장 승인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특검 연장에 대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만약 있을 연장 거부로 인한 후폭풍을 대비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황 권한대행 측 관계자는 “여론 반발을 포함해 다각도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여론이 기운 상황에서 향후 국정운영 등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며 “승인하든 거부하든 정치적으로 해석된다는 측면이 고심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