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세종대 광개토관서 격돌
번역사 4명·번역기 3팀 맞대결
속도와 정확성이 심사의 기준

처음 시도되는 인간과 기계의 번역 대결에서 기계가 인간을 얼마나 따라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직은 인간 번역사의 승리를 예상하나 인공지능(AI)에 의한 기계 번역 기술이 갈수록 진화하고 있어 승부를 속단하기 어렵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국제통·번역협회(IITA)는 세종대, 세종사이버대와 공동 주최로 21일 서울 광진구 세종대 광개토관에서 ‘인간 대 기계의 번역 대결’ 행사를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

지난해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 대결에 이어 또 한 번의 인간과 기계의 대결인데, 일반인들이 수시로 접하는 통·번역 분야라는 점에서 승부가 주목된다.

이번 대결은 문학과 비문학 분야로 나뉘어 진행된다. 문학, 비즈니스, 기술, 시사 등의 영역에서 발췌한 지문을 제한시간 50분 이내에 번역하는 것이다. 영한 번역은 350단어, 한영 번역은 750자다.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출신으로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인간 번역사 4명이 구글, 네이버, 시스트란의 번역기 3팀과 맞대결한다. 인간 번역사는 번역 중에 인터넷 검색이 허용된다.

심사 기준은 속도와 정확성이다. 기계 번역이 속도에서는 훨씬 앞설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성에서는 인간 번역을 능가하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강대영 국제통·번역협회 국장은 “AI 번역기 성능이 갈수록 향상되고 있는 가운데 인간 번역사와 대결을 펼쳐 정확한 수준을 파악하고 점검해보자는 취지”라며 “전문 통·번역사의 직업 정체성을 고민해 보고 통·번역 시장을 전망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대결 이후엔 허명수(한동대 교수) 한국번역학회장과 곽성희(숙명여대 교수) 부회장 등이 참석해 ‘AI와 자동 번역의 발전 전망’에 대한 패널 토론도 연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