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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심사·화물 검사 간소화
관세청, 年內 20개국과 체결

플랜트 설비 제조업체인 K사는 10억 달러 규모의 플랜트 설비를 멕시코에 수출하면서 뜻하지 않는 통관 장벽에 부딪혀 발을 동동 구르다가 관세청에 긴급 ‘SOS’를 쳤다. 관세청은 K사가 AEO(수출입안전관리 우수공인업체) 인증을 받은 점에 주목, 우리나라와 멕시코가 AEO MRA(상호인정약정)를 체결했기 때문에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라고 ‘처방’했다.

그 결과, 일반 화물과 견줘 검사율을 대폭 줄인 것은 물론, 서류심사도 간소화 혜택을 받아 빠르게 통관할 수 있었다. K사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AEO 수출기업 인증을 받았을 뿐인데 멕시코 세관에서도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데 놀랐다”고 말했다.

덤핑관세 등 무역제재와 자의적 통관기준 적용 등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비관세 장벽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AEO MRA 제도의 효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계 교역시장의 불안정성 확대 속에 통관 애로를 풀 수 있는 돌파구로 조명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미국, 캐나다, 일본, 중국 등 14개국과 상대국의 AEO 기업에게 양국이 합의한 신속 통관 혜택을 보장하는 AEO MRA를 체결했다. 신시장 수출국인 베트남, 호주, 말레이시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페루, 우루과이와도 MRA를 추진하고 있어 20개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AEO는 국내에서 관세청이 기업의 물류안전 분야 등에서 법규준수, 내부통제시스템, 재무건전성, 안전관리의 공인기준이 적정한지를 심사해 우수 평가기업에 대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제도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842개 대·중소기업이 인증을 받았다. AEO MRA를 하게 되면 양국의 세관이 수입검사율 축소, 검사선별 시 우선 검사, 수입서류 간소화, 비상시 우선 조치 등을 해준다.

특히 상대국 관세청과 직접 연락 가능한 세관 공무원인 ‘세관 연락관’을 곧바로 접촉해 통관 애로사항을 신속히 풀 수 있어 한번 효과를 본 기업들은 누구나 손가락을 추켜세운다. 김용식 관세청 심사정책과장은 “일본의 경우 일반화물은 입항부터 신고 수리까지 60시간이 걸렸지만 AEO 수출기업 화물은 34시간밖에 걸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