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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공무원 재발’ 방지 노력
업무량 많아 주말근무 지속돼

‘최초 목격자의 빠른 대응이 가장 중요합니다.’

정부세종청사 4동 기획재정부 1층 로비에는 최근 이 같은 문구가 새겨진 성인 키 높이의 붉은 색 ‘자동제세동기’(심장마비 환자에게 사용하는 자동심장충격기)가 설치돼 눈길을 끌고 있다. 심폐소생술 절차가 그려져 있고 연습도 가능하다. 17일에는 6동 세종청사 대강당에서 ‘응급실과 멀어지기’란 주제로 한 대학병원 교수의 공무원 건강관리법 강연이 이뤄졌다. 인사혁신처가 개최한 이번 강연은 심근경색이나 뇌출혈 등의 응급질환에 대해 설명해주고 응급상황 시 대처 요령과 사전 예방관리법도 알려주는 자리였다.

지난 1월 중순 세 아이의 엄마인 30대 보건복지부 사무관이 주말에도 근무하다 심장 이상으로 사망한 후 이처럼 공무원 건강관리를 위한 방안들이 속속 마련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대책이 무색하게도 건강의 적인 과로는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평소에도 업무량이 많아 사무관들의 선호도가 극도로 떨어진다고 알려진 기재부 모 부서의 경우 최근 오전 2시 퇴근~오전 8시 출근이 일상화했다. 업무 마무리를 위해 저녁 식사 후 사무실로 발길을 돌리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주말 출근 역시 부처를 가리지 않고 일어난다. 세종청사 1층 출입기록 일지에는 주말에도 근무하러 나온 공무원들의 명단이 빼곡하다. 세종청사의 한 공무원은 “월요일에 회의가 열리면 일요일 근무, 장·차관 보고가 일요일에 잡히면 토요일 근무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최근 일부 대선주자들이 내놓는 ‘칼퇴’(정시퇴근) 공약이 반갑기는커녕 오히려 무섭다는 반응까지 나온다. 민간 확산을 유도하기 위해 공직 사회에 먼저 적용할 가능성이 높은데 인력이 늘거나 업무량이 줄지 않는 한 마무리하지 못한 일감을 집까지 싸들고 가야 하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