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롯데·SK사옥 너머에 靑 17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되면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수사에 따른 불안감이 재계 전반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롯데·SK 등 주요 그룹들의 건물 뒤로 청와대가 보인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특검, 檢에 이첩 가능성 무게
기간연장 땐 ‘뇌물죄’로 수사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2월 말까지인 특검 수사 기간이 연장되지 않을 경우 SK·롯데·CJ 등 다른 대기업에 대한 뇌물 의혹 수사를 최대한 마무리한 뒤 검찰에 넘기는 ‘플랜B’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비 중인 것으로 17일 전해졌다.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으로 ‘뇌물죄 엔진’을 재가동하게 됐지만, ‘시간 제약’으로 인해 이들 기업에 대한 수사는 검찰로 넘길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반대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수사 기간 연장을 전격 승인할 경우 특검은 삼성의 뇌물죄 수사와 같은 논리로 혐의 입증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검 관계자는 이날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이 발부됐지만, 수사 기간이 2월 말까지라는 사실은 현재 변한 게 없다”며 “‘물리적 시간’ 확보가 안 돼 다른 대기업에 대한 수사는 여전히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검팀이 다른 대기업 수사를 마치지 못할 경우 바통을 넘겨받은 검찰로서는 ‘대가성’ 없이 단순 출연한 기업을 제외하고, 삼성에 적용된 제3자 뇌물공여 혐의와 같은 혐의로 수사를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검찰로 넘어갈 때도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이 발부돼 ‘뇌물죄 고리’가 명확해진 만큼, 검찰이 기존 ‘강요에 따른 기부’ 프레임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뇌물죄 수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이 부회장 구속으로 특검 수사에 탄력이 붙으면서 반대로 재계는 극도의 긴장감에 휩싸였다. SK·롯데·CJ·포스코 등 특검의 주목을 받고 있는 주요 기업들은 겉으로는 별 변화가 없지만, 내부적으로 긴박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재계는 만일 특검 수사 기간이 연장돼 수사가 확대될 경우,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그룹 총수까지 구속된 상황이어서 이전의 수사와는 질적으로 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