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K, 말레이 경찰서 정보 입수
英 언론 “印尼 여성은 호스티스
김정남 모른채 돈받고 범행가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피살 사건의 용의자로 말레이시아 경찰에 체포된 두 여성이 이번 사건 전부터 연락을 주고받은 정황이 제기됐다. 이들 외에 범행에 가담한 4명의 남성 중에는 북한 정찰총국 소속 요원이 포함됐을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17일 NHK는 말레이시아 경찰로부터 입수한 정보를 언급하며 “16일 체포된 두 번째 용의자 여성은 지난 2일 말레이시아에 입국하기 전에 앞서 체포된 베트남 여권 소지 여성과 연락을 주고받았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이 두 여성은 장난인 줄 알고 범행에 가담했으며 용의자로 거론되고 있는 4명의 남성들과 서로 모르는 사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앞서 말레이시아 경찰은 지난 15일 ‘도안 티 흐엉’이란 이름의 베트남 여권을 소지한 여성에 이어 16일에는 두 번째 여성 용의자로 인도네시아 여권을 소지한 1992년생 ‘시티 아이샤’를 체포했다. 인도네시아 당국이 시티 아이샤를 자국 여성으로 확인했지만 도안 티 흐엉으로 알려진 여성에 대해선 현재까지 본인 여부가 확인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인도네시아 온라인매체 쿰푸란을 인용, 시티 아이샤가 쿠알라룸푸르 시내 나이트클럽에서 호스티스로 일해온 이혼녀라며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행동을 도와주면 100달러를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범행에 가담했다고 보도했다. 시티 아이샤는 돈이 필요해 그 제안을 받아들였지만 김정남이 누구인지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여성은 다른 용의자들을 알지 못했고, 그들이 코미디 리얼리티 TV 쇼의 제작진이라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고 쿰푸란은 전했다.

한편 텔레그래프는 말레이시아 보안당국 소식통을 인용해 현재 용의자로 지목된 2명의 여성과 도주 중인 4명의 남성은 청부암살자들로서 범행을 공모하기 이전에는 서로 알지 못했던 사이라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이들 다수는 ‘슬리퍼 에이전트’(긴급 사태 발생에 대기하고 있는 정보 요원)로 여겨지고 있다면서 모두 쿠알라룸푸르에 살고 있었고, 비밀 요원의 한 접선책으로부터 이번 일을 의뢰받고 작전을 설명받았다고 말했다.

또 앞서 말레이시아 중국어 매체는 이날 현지 고위소식통을 인용해 이들 6명이 모두 살인 청부를 받은 암살단이라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현지 경찰은 김정남 피살을 의뢰받은 암살단이 훈련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지만 특정 국가 정보기관 소속의 공작원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