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교포 미셸 위는 한때 최고 ‘뉴스메이커’였습니다. 2003년 ‘골프 천재 소녀’로 떠오르며 당시 여자 선수로는 전대미문이던 나이키와 1000만 달러 계약을 성사시켜 장차 애니카 소렌스탐을 능가할 차세대 골프여제 감이란 평가를 받았습니다. 남자 대회에 참가해 300야드를 펑펑 날려대기도 했고, 대회 때마다 잘 쳐도, 못 쳐도 언론과 팬들의 주목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미셸 위는 10여 년이 지난 지금 평범한 선수로 전락했습니다. 그동안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메이저대회 1승을 포함해 4승을 올렸지만 타고난 재능과 몸값 등을 따지면 ‘가성비’는 형편없습니다. 심지어 80타 가까운 성적을 낸 후엔 “몸이 아프다”며 기권하면서 언론으로부터 어린 선수가 핑계가 너무 많다는 질타와 함께 거품 논란까지 일었습니다.

이런 미셸 위가 도마에 올랐습니다. 16일 개막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호주여자오픈에서 퍼팅 폼을 바꿨습니다. 183㎝로 키가 큰 미셸 위는 퍼팅 라인을 좀 더 가까이 보려면 눈 위치를 낮게 하라는 스윙코치 데이비드 레드베터의 조언을 받아 ‘ㄱ’자로 허리를 구부렸었지만, 허리를 다소 세우고 집게 그립 퍼팅으로 바꿨습니다. 미셸 위는 벌써 새 퍼팅 스타일에 흥분하는 모습입니다. 어색했던 자세를 2년 시행착오 끝에 변경했습니다. 부진에 빠진 골프선수가 퍼팅 자세는 물론, 스윙, 클럽, 볼, 심지어 캐디와 코치도 바꾸는 일은 비일비재합니다. 그러나 미셸 위는 사소한 것은 자주 바꿔 왔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간과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인(人)의 장막’ 속에서 자신의 참모습을 찾지 못한다는 지적이죠. 골프를 배운 이래 지금까지 한 스윙코치만을 고집하고 있고, 부모가 늘 곁을 지키고 있어 홀로서기를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이런 미셸 위를 두고 여덟 살이나 어린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와 곧잘 비교합니다. 미셸 위는 성공을 기대하며 프로에 데뷔했고, 리디아 고는 성공한 뒤 프로로 전향해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미셸 위가 잠재력만으로 뉴스메이커가 됐다면, 리디아 고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프로대회에 나가 최연소 우승 기록을 써가며 ‘천재 소녀’에서 ‘골프 여제’로 발돋움하며 스스로 몸값을 높였습니다. 이런 리디아 고는 정상을 지키고 있지만 스스로 분위기 쇄신을 위해 많은 것을 주저 없이 바꾸는 모험을 감행했습니다. 만일 10년 전 미셸 위가 리디아 고처럼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면 최소한 지금의 그저그런 선수가 되지는 않았겠죠. 어쩌면 리디아 고처럼 최고 반열에 올랐을지도 모릅니다. 세계 랭킹 186위 미셸 위와 세계 랭킹 1위 리디아 고의 차이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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