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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용 前 충북교육감

다가오는 새로운 시대에 대비한 교육의 핵심은 ‘창의성’이다. 내년 현장 적용을 앞둔 ‘2015 개정 교육과정’, 지난해부터 전체 중학교에서 시행된 ‘자유학기제’ 등 최근에 추진되고 있는 많은 교육정책이 학생들의 창의성 향상에 중점을 두고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반길 만한 일이다.

최근에 만난, 교육 현장에 종사하는 이들의 말을 들어보면 자유학기제를 통해 학생이 수업의 주인공이 되고, 교실에 활력도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학부모들 역시 달라진 학교 교육으로 인한 자녀들의 변화를 보면서 학교 교육의 변화에 상당히 만족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교육 변화에 대한 높은 기대와 함께, 자유학기제로 인한 공교육의 변화가 중학교 전체를 포함한 고등학교 및 대학에까지 흔들림 없이 지속해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교사들과 학부모들의 우려 또한 적지 않았다. 모처럼 찾아온 학교에서의 행복한 변화, 그 속에서 진정한 삶을 배워가고 있는 아이들의 소중한 기회가 사라질 수도 있다는 걱정의 목소리였다.

안정성과 지속성에 대한 우려는 교육 정책에 대한 불신을 야기하고, 결국 이런 불신은 우리 아이들을 다시금 사교육으로 내몰게 될 것이다. 우리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가까워진 ‘창의성’이란 단어가 다시금 학생들한테서 멀어질 수도 있다.

교육의 문제는 사회의 여러 부분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어 단순히 교육 정책만으로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자유학기제가 가지고 있는 커다란 의의 가운데 하나는 교육부를 중심으로 시작된 자유학기제를 매개로 중앙 부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대학, 민간 기업 등 사회 모두가 저마다 각자의 자리에서 체험처를 제공하는 등 학교와 함께 학생 교육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사회 전체가 아이들의 교육에 동참하고 있다. 자유학기제라는 정책에서 출발한 변화의 움직임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돼 일자리·경제·복지·문화 정책 등 다양한 정책이 마련되고 그런 정책들이 다시 교육정책과 어우러져 교육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런 전 사회적인 공감에 기반을 둔 변화가 계속될 때, 입시나 경쟁 위주의 교육 문제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변화에는 그 중심이 있다. 중심이 흔들리면 변화는 주춤할 수밖에 없다. 최근 거론되고 있는 정부의 교육 분야 역할 축소 논의가 안타까운 이유다. 초석을 흔들면 변화의 흐름이 약해진다는 건 자명하다. 교육 문제의 해법은 단순한 행정기관의 유무가 아니라, 전 사회적 공조 체제 및 사회적인 접근에서 그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각 시·도 교육청은 지역 실정에 맞는 다양한 교육 정책을 개발·실행하고, 중앙정부는 국가적 차원에서 교육 비전의 설정과 함께 교육청과의 소통에 기반을 둔 지원 강화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4차 산업혁명의 도래라는 시대적 흐름과 함께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구 절벽, 경제성장률 정체 등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다가올 미래 사회를 대비한 인재 양성 및 당면하고 있는 복잡한 사회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현상에 대한 다양한 시각의 접근과 함께 장기적이며 구체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과거 우리나라의 성장과 위기 극복 과정에서 커다란 동력이 돼 온 교육의 역할이 다시 한 번 강조돼야 하는 이유다.

미래는 현재의 교육에서 시작된다. 교육이 그 역할과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그래서 학생들이 학교 안에서 어른으로서의 행복한 삶을 준비할 수 있도록 다양한 경험과 함께 안정적이고 일괄적인 지원이 담보돼야 한다. 이것이 아이들 교육을 위한 사회의 책임이자 국가의 역할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