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에도 2명 유기정학

서울대 공과대학에 재학 중인 학생이 지난 1년간 입시학원 동업자를 시켜 ‘대리시험’을 치르게 하는 등 부정행위를 저지른 사실이 적발됐다. 서울대 공대는 해당 학생에게 ‘무기정학’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16일 서울대에 따르면, 권모(25) 씨는 2016학년도 1∼2학기에 등록해 재학 중인 상태에서 대리인을 통해 전공 교과목 중간·기말고사 등을 치르고, 과제물도 대리인이 대신 제출하게 하는 등 학업 관련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 공대 측은 지난해 12월 권 씨의 부정행위 사실을 인지한 뒤 진상 조사를 벌였고, 지난달 학부 학사위원회를 열어 권 씨를 징계하기로 의결했다. 이어 지난 8일 공과대학 학생징계위원회와 교수회의에서 징계 수위를 ‘무기정학’으로 결정한 뒤, 현재 대학본부의 최종 결정만을 남겨둔 상태다.

권 씨의 부정행위는 교과목 시험을 대신 치른 대리인의 고발로 드러났다. 2012년 서울대에 입학한 권 씨는 재학 중 동업자들과 함께 서울과 경기 구리 일대에서 대입학원 벤처기업을 운영해 왔다. 권 씨는 자신이 학원에서 주로 강의를 맡아서 운영하는데도, 수익은 동업자들 인원에 따라 나눠 가져야 하는 것에 불만을 품고 학원을 나오기로 한 것으로 조사됐다. 권 씨가 다른 학원으로 옮기자 일부 수강생들은 권 씨를 따라나섰고, 결국 권 씨 대신 중간고사 등을 치러줬던 동업자가 학교에 권 씨의 부정행위 사실을 알렸다.

학생징계위에서 권 씨는 자신의 잘못을 시인했으며 “가정 형편이 어려워 재학 중에도 학원에 출강해 돈을 벌어야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씨는 또 “제가 죽도록 일했는데도 돌아오는 몫은 별로 없어 힘들었다”며 “군에 입대했다가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오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서울대는 2015년에도 한 차례 대리시험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당시 사회과학대에 개설된 한 과목을 수강하다 기말고사에서 대리시험을 부탁한 경영대 학부생과 대신 시험을 치러 준 자연과학대 대학원생에게 각각 4개월과 3개월의 유기정학 처분이 내려졌다.

김기윤·김현아 기자 cesc3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