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잘 부탁합니다” 문재인(왼쪽 세 번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교자문단 ‘국민 아그레망’ 출범식에서 참석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신창섭 기자 bluesky@

전직 대사 23명으로 이뤄진
‘국민 아그레망’ 공식 발족
文 “北의 암살 야만적인 일”
軍출신 자문단도 곧 구성

안보 브레인 김기정 교수
“文의 사드배치 재검토 발언
절차 지적일 뿐 거부 아냐”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6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의 사망이 정치적 암살이라면 (이는) 21세기 문명 시대에 있을 수 없는 야만적인 일”이라고 규탄하고 “국가 정보능력을 총동원해 빠른 시일 내에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우리 안보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교자문단 ‘국민 아그레망’ 발족식에서 이같이 말하고 “차제에 탈북 고위 인사들의 신변 보호에 좀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 김정남 암살 등으로 한반도 긴장 수위가 높아지고 북한 이슈가 대선 정국의 주요 변수로 부상하는 가운데 문 전 대표가 ‘불안한 후보’ 이미지를 불식하고 ‘준비된 후보’라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 적극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문 전 대표는 “박근혜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파탄 난 가운데 북한이 핵·미사일을 고도화하고 도발을 계속하는 바람에 국민들이 혹시라도 남북 간에 심각한 군사적 충돌이 있지 않을까 걱정하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북핵과 미사일은 우리가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 미국과 중국의 갈등 등 외교·안보 환경 변화를 겨냥, “세계 각국이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시대에 접어든 만큼 우리도 실사구시적 관점에서 국익 우선 외교를 펴야 한다”면서 “적어도 ‘한반도 문제, 동북아 문제는 우리가 주도한다, 우리가 주인이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주제네바 대사 출신 정의용 전 국회의원이 단장을 맡고 전직 주요국 대사 23명이 참여한 ‘국민 아그레망’은 문 전 대표의 외교 정책 자문역을 수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공개됐던 조병제 전 주말레이시아 대사, 석동연 전 주홍콩총영사, 신봉길 전 외교안보연구소장 외에 황원탁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라종일 전 국가안보보좌관, 이태식 전 주미대사, 이수혁 전 국가정보원 1차장 등이 새롭게 이름을 올렸다.

문 전 대표는 이들 외에 전직 군 장성들을 주축으로 한 안보자문단도 별도로 구성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문 전 대표의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 연구위원장을 맡아 외교·안보 분야 핵심 브레인으로 활동 중인 김기정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문 전 대표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해 ‘차기 정부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민주적 절차를 문제 삼은 것이며, ‘재검토’가 반드시 ‘배치 거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미국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산하 한미연구소(USKI) 주최 강연에서 “문 전 대표는 안보에 필요하다면 (사드) 배치를 결정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 워싱턴=신보영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