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체류할 때도 습격 시도
“中경호원과 총격전” 보도 나와

북한 당국은 지난 13일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김정남을 사실상 보호하고 있던 중국의 영토 내에도 요원이나 암살부대를 파견해 김정남 암살을 시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비롯해 김정남은 과거 다섯 차례 이상 암살당할 위기에 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아사히(朝日)신문은 16일 중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 지난 2012년 중국 베이징(北京)에서도 김정남 암살 미수 사건이 발생했었다고 보도했다. 2012년은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2011년 12월) 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정권을 잡고 ‘스탠딩 오더’(standing order·취소할 때까지 계속 유효한 지시사항)로 김정남 암살 지시를 내렸다고 한국 측이 파악한 시점과 유사하다.

보도에 따르면 2012년 당시 베이징에 체류 중이던 김정남은 북한 공작원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습격을 당했다. 그러나 중국 경찰이 김정남을 보호해 무사할 수 있었다.

특히 아사히신문은 중국 정부 고위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었다는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 북한 당국이 중국에 김정남을 암살하기 위한 부대를 파견했던 적도 있다고 전했다. 이 암살부대도 중국 당국에 체포돼 북한으로 송환됐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그러나 암살부대가 파견됐던 구체적인 시점이나 부대 규모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지난 13일 암살되기 전부터 김정남의 암살시도설은 최소 5차례 보도된 바 있다. 최초 암살시도설은 2004년 친척을 만나기 위해 오스트리아를 방문한 김정남에 대해 북한이 암살을 시도할 것이란 정보를 입수한 오스트리아 당국이 북한에 항의하고 그를 밀착 경호해 위기를 넘겼다는 것이었다. 이후 2009년 4월 평양에서도 이른바 ‘우암각 사건’이 벌어져 김 위원장에 의한 김정남 세력 숙청 작업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2010∼2012년 사이에는 매년 김정남 암살시도설이 제기됐다. 2010년 9월 베이징에서 김정남 암살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2011년에도 북한 정보기관인 국가안전보위부(현 국가안전보위성) 요원들이 마카오로 파견돼 김정남 암살을 시도했던 것으로 보도됐다. 한 중국 언론은 당시 상황에 대해 “보위부 요원들과 김정남의 경호원들이 총격전을 벌였다. 김정남은 경호원들의 보호로 간신히 살아남았다”고 묘사하기도 했다. 또 국가정보원은 2012년 초에도 김 위원장이 김정남을 제거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