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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군, 이르면 이번주 청구
“노선변경 등 재수립했는데
문화재청 부결, 재량권 남용”
문화재청 “법적인 하자 없어”

강원 양양군이 20년 숙원사업인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 사업을 문화재청에서 불허, 무산 위기에 처하자 법적 대응에 착수하는 등 강력 반발해 귀추가 주목된다.

14일 양양군에 따르면 문화재청이 지난해 말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문화재 현상변경안’ 신청을 부결 처분한 데 대해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심판 청구서를 빠르면 이번 주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중앙행정심판위는 단심제로 양양군과 문화재청의 의견을 들은 뒤 90일 이내에 9명의 위원이 다수결로 결정을 내린다. 양양군은 행정심판이 기각당할 경우 법원에 행정소송도 제기할 방침이다.

앞서 군민들은 주요 거리에 ‘문화재위원회 결정 원천 무효’ ‘양양군이 통곡한다, 살려내라 오색 케이블카’ 등 100여 개의 플래카드를 내걸고 지난 6일 대전 문화재청 앞에서 2700여 명이 항의집회를 열며 부결 결정 취소와 재심의를 촉구하는 등 반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군 관계자는 “문화재청의 부결 이유는 ‘무엇이 예측된다’는 정도의 지극히 원론적인 데다, 반대운동을 주도한 연대기구의 환경단체 임원이 제척 규정을 어기고 심의에 참석하는 등 법을 어긴 불공정 심의”라며 “이는 명백한 실정법 위반인 만큼 행정심판을 통해 문화재청의 부결에 대한 절차적·내용적 부당성과 재량 행위의 남용을 입증해 처분 취소를 이끌어낸 뒤 오는 5∼6월쯤 재심의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문화재청 관계자는 “문화재위원회의 심의 과정과 절차는 법률 검토를 거쳐 진행된 것으로 하자가 전혀 없다”고 밝혀 향후 논란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은 관광객 유치를 목적으로 1995년 계획 수립을 시작으로 본격 추진,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가 군에서 신청한 ‘설악산 국립공원계획 변경안’을 2012년과 2013년 잇따라 부결하자 노선을 변경해 세 번째 도전한 끝에 2015년 8월 7개 대책 마련을 조건으로 승인받았다. 군은 총 984억 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를 기대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의 꿈에 부풀었다.

그러나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강원행동 등 환경단체가 ‘생태계·환경 파괴’를 이유로 계속 반대하고 최순실 개입설까지 제기되는 등 우여곡절을 거쳐 지난해 12월 28일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가 주민 요구보다는 문화재 보호를 우선으로 내세우며 군의 현상변경안 신청을 부결, 결국 22년 만에 원점으로 돌아갈 위기에 놓였다.

양양 = 고광일 기자 ki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