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15시간 조사후 귀가 뇌물공여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뒤 차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특검, 이재용 영장 재청구 검토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이 그의 승계 및 승계 마무리 작업에 도움을 받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 측에 430억 원가량의 뇌물을 제공했다고 판단하고, 두 사람에게 ‘포괄적 뇌물죄’를 적용할 방침인 것으로 14일 전해졌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이날 최종 법리검토를 거쳐 15일 이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전날 32일 만에 특검팀에 다시 소환돼 15시간이 넘는 고강도 조사를 받고 이날 새벽 1시쯤 귀가했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순환출자 해소 특혜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과정 특혜 △최순실(61) 씨의 딸 정유라(21) 씨에 대한 우회 지원 의혹 등을 집중 추궁했다. 이 부회장은 특검 조사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삼성이 승계 및 승계 마무리 작업을 바라고 박 대통령 측에 부정한 청탁을 하며 430억 원가량의 뇌물을 건넸고, 이에 대한 대가로 박 대통령 측은 ‘광범위한 권한’을 바탕으로 삼성 승계 전반에 도움을 주기 위해 각종 ‘정책 특혜’를 제공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이에 따라 두 사람에게 적용되는 개별 범죄혐의 외에 포괄적 뇌물혐의를 영장에 적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포괄적 뇌물죄는 명시적 법 조항은 없으나 대법원 판례로 인정된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 영장 청구 때 최지성(66) 삼성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 박상진(64) 삼성전자 사장 등 다른 ‘삼성 수뇌부’에 대한 신병 처리를 함께 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법조계에서는 장충기 사장 등 최소 1~2명은 이 부회장과 함께 구속영장 청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재계에선 “특검이 이 부회장에 대해서만 영장을 청구했던 지난번과 달리 이번에는 여러 명에 대해 영장을 청구해 ‘1~2명이라도 발부받으면 박 대통령에 대한 뇌물죄가 입증된다’는 판단을 해 무리한 수사를 하는 것 같다”고 주장하고 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특검은 누구나 집어넣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하는 끼워넣기식 수사 방식을 고쳐야 한다”면서 “특검이 자신이 살기 위해서 전체 국가 브랜드를 갉아먹는 먼지떨기식 수사를 하는 것은 국가적으로 엄청난 비극”이라고 말했다.

유현진 기자 cworang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