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수도 베이징(北京)에 올해 들어 첫 H7N9형 조류인플루엔자(AI) 감염자가 나왔다.

베이징시 위생 당국은 감염자가 올해 68세 남성인 장(張) 씨로 허베이(河北)성 랑팡(廊坊)시 출신이라고 12일 밝혔다. 지난달 29일 랑팡시 현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상태가 심각해 6일 베이징 내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리고 11일 H7N9 AI 감염 확진을 받았다. 위중한 상태로 의료진이 치료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신화왕(新華網)은 전했다.

장 씨는 가금류와 접촉한 것으로 추정되며 주변인 중에 감염 징후를 보인 이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H7N9형 AI는 가금류와의 접촉으로 전염되며 아직까지 사람 간 감염의 근거는 확인된 바 없다.

베이징시 보건 당국은 확진환자 발생 소식과 함께 “최대한 가금류를 피하고 관련 식품은 충분히 익혀서 먹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봄은 AI 감염사례가 많은 계절로 개개인의 위생습관 개선은 물론 위험성을 자각하고 스스로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중국에서는 H7N9형 AI가 지난 2013년 처음으로 발견됐으며 이후 매년 10월에서 4월까지 유행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지난달까지 중국 내 AI 감염자는 총 140명, 이 중 사망자는 37명에 달했다.

한편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 가금류 시장 가운데 3분의 1이 AI 바이러스에 오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예방통제센터는 최근 주간 샘플 분석 결과 현지 생가금류 시장의 30% 이상이 AI에 오염됐다고 밝혔다. 인체 AI 감염의 주요 근원지가 되는 가금류 시장 상당수가 AI에 오염되자 광저우 당국은 주민들에게 생가금류 접촉을 피하라고 당부했다. 특히 인구 1700만 명의 광저우는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 이후 고향에서 광둥성 도시로 복귀하는 이주노동자의 교통 허브 역할을 하고 있어 중국 남부 지역 내 AI 확산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광

저우 당국에 따르면 지난 3년간 현지에서 35명이 AI에 감염돼 절반 이상이 사망했다. 앞서 광저우 당국은 AI 확산을 막기 위해 1분기에 매달 3일간 모든 시장에서 가금류 거래를 중단하겠다고 지난달 밝혔다. 중국 차이나데일리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에서 130건의 AI 감염 신고가 접수됐으며 24명이 사망했다.

베이징=박세영 특파원 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