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을 넘긴 기간제 근로자라도 계약기간이 끝난 뒤 다시 회사와 근로계약을 맺을 것이라는 ‘갱신기대권’을 인정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갱신기대권이란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것을 뜻한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김모(61) 씨 등 5명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재판부는 “정년을 넘긴 근로자를 기간제로 계약을 맺을 때는 해당 직무의 성격에 의해 요구되는 직무수행 능력과 업무수행 적격성, 해당 사업장에서 정년이 지난 고령자 근무 실태와 계약이 갱신돼 온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김 씨 등 5명은 2011년 10월 골프장 운영업체인 S사와 근무기간을 1년으로 하는 근로계약을 맺었다. 이들은 회사 인사규정이 만 55세를 정년으로 하고 있지만, 정년을 맞은 2011~2013년을 넘겨 2014년 3월 근무기간을 1년으로 정한 근로계약을 다시 맺었다. 하지만 회사는 김 씨 등과 근로계약을 맺기 직전인 2014년 1월 코스관리 업무를 외부 업체에 용역을 주는 방안을 논의하고 같은 해 6월 해당 업무를 용역업체에 넘겼고, 이들은 2015년 1월 정년에 따른 계약기간 만료라는 통보를 받자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