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분석결과 주목
항체율·물백신 논란 여전
돼지백신 부족… 대책 전무

정부가 구제역 바이러스 백신 수입을 추진하고 있으나 필요한 백신의 국내 도착 시점이 이달 말이어서 백신 접종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기 연천에서 발생한 A형 바이러스에 대해 현재 쓰고 있는 백신의 효능이 있다는 결과가 나와 한숨을 돌린 모습이지만 여전히 못 믿을 항체율과 ‘물백신 논란’ 때문에 구제역 확산에 대한 공포감은 좀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1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구제역 세계표준연구소의 보고서를 토대로 국내 소에 대해 투여 중인 백신이 연천 지역에 발생한 A형 구제역 바이러스 방어에 효과가 있다고 판단했다.

연천 구제역 바이러스는 ‘A형 ASIA Sea-97형’에 속하는데 이 유형에 대해 사용 중인 백신주(A22 IRQ)와의 적합성 분석을 검토한 결과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보다 정확한 분석을 위해 지난 9일 O형과 A형 바이러스 시료를 세계표준연구소에 보냈으며, 1~2개월 뒤 최종 분석결과를 받아 볼 예정이다.

농식품부는 O+A형 99만 마리 분과 O형 830만 마리 분의 백신 재고량이 있으며 O+A형 160만 마리 분 예정량이 2월 말~3월 초에 국내에 수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돼지에 대해선 여전히 백신이 부족하고 대책도 전무한 상황이다. 국내에선 O형 바이러스 백신만을 돼지에게 접종하고 있는 상태다.

A형 바이러스에 대해 돼지가 감염될 경우 백신 재고물량도 없어 손을 쓸 수가 없다. 농식품부는 차단 방역에 집중하는 한편, 필요할 경우 소에 접종 중인 O+A형 백신을 돼지에게도 쓸 방침이다. 하지만 이 역시 효능이 확인되지 않아 농가의 불안감만 더 커지고 있다.

실제 구제역이 발생한 소 농가에서의 항체율이 높게 나타났고, 농가의 접종 방식에도 문제가 없었지만 구제역에 감염돼 약효에 문제가 있다는 농민들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구제역이 발생한 충북 보은군 마로면 송현리 한우 농가의 경우 긴급 일제 조사에서 항체 형성률이 87.5%로 나왔다.

경기 연천의 젖소 농가에서도 A형 바이러스 항체 형성률이 90%였던 것을 볼 때 백신 효능에 대해 농민들의 불신이 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이날까지 3개 지역(충북 보은·전북 정읍·경기 연천) 6개 농가에서 구제역 확진 판정이 났으며 17개 농장의 소 1203마리가 살처분됐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