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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이 있는 가정에서 어린이에게 알레르기나 감기 등의 질병이 발생하면 그 원인이 동물에게 있는 것처럼 비치는 뉴스를 접할 때가 있다. 모든 사물이 알레르기와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지만, 과장되거나 잘못 알려진 부분이 없지 않다.

반려동물이 어린이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1961년 미국의 정신과학자 보리스 레빈슨이 그가 소유한 개가 치료불능의 자폐성 어린이환자를 치료한 사례 발표가 최초이며, 그는 반려동물매개치료(Pet Therapy)라는 용어도 정립했다. 이후 여러 학자에 의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정서적 발달, 인지능력의 발달, 사회성의 증가, 책임감 증가, 남을 이해하는 마음 등 대부분 긍정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갓난아이 때부터 반려동물과 함께 자란 어린이가 알레르기와 천식 발병률이 낮고 질병에 강하다는 연구 결과도 많이 있다. 최근에는 스웨덴의 한 대학 연구진이 2001년부터 10년간 출생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개를 기르는 집 아이들의 천식 발병률을 조사한 결과, 개와 같이 있는 어린이의 발병률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15% 낮았다고 발표한 바도 있다. 물론 특정 동물에 알레르기가 있다면 거리를 두어야 할 것이다. 감기의 경우, 사람의 감기와 동물의 감기 증상은 그 원인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옮길 수가 없다.

반려동물은 생애주기가 짧기 때문에 어린이는 생명 탄생의 순간과 성장 과정을 지켜볼 수 있으며, 때로는 동물의 죽음을 경험하게도 된다. 이러한 생명 현상의 과정에서 생명의 존엄성과 경외를 느끼게 되며, 자연스러운 성교육이 이루어지는 효과도 있다.

이러한 긍정적 효과는 반려동물이 보호자와 가정에 주는 선물이지만 구충과 예방접종, 질병 관리, 청결 관리, 사회화 교육 등 보호자들이 책임을 다하고, 신뢰가 더하면 그 효과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서울대 수의과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