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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종 논설위원

대선을 앞두고 각 주자 진영들의 새로운 인물 영입 경쟁이 뜨겁다.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더 강화하기 위한 영입 전략은 효과적이다. 김대중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초대 통일부 장관에 공산주의 이론에 밝은 강인덕 장관을 임명함으로써 보수층의 통일정책에 대한 불안감을 잠재우는가 하면, 지난 대선 때는 박근혜 대통령이 김종인 의원을 영입해 경제민주화를 앞장세움으로써 중도진영의 표를 흡수하는 카드로 썼다. 그러나 새로운 인물의 영입이 성공적인 것만은 아니다.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주변 추천이나 시중의 명성으로만 하다 보면 실패할 확률이 더 높다.

최근 들어 인재 영입 ‘사고(事故)’는 유독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에서 많이 일어난다. 문 전 대표가 ‘집권하면 북한부터 방문’ 등으로 안보에 대한 보수층의 불안감이 커지자 한국군 최초로 미군 통합특수전사령부 훈장을 받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은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예비역 육군 중장)을 ‘1호’로 영입했다. 전 전 사령관의 영입으로 한껏 안보 중시 이미지를 높이려 했으나 사흘을 넘기지 못하고 구설에 휘말렸다. 그의 부인인 심화진 성신여대 총장이 8일 교비 횡령 혐의로 법원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것이다. 문제는 부인의 구속보다 앞서 전 전 사령관이 페이스북에 부인의 무죄를 확신하며 혐의가 있을 경우 ‘권총으로 쏴 죽였을 겁니다’라는 글이 더 문제가 됐다.

얼마 전 박근혜 대통령의 얼굴을 마네의 ‘올랭피아’ 누드화와 합성한 패러디 그림을 국회에 전시하도록 주선한 표창원 의원 때문에 여성비하 논란도 진행 중이다. 공교롭게도 표 의원은 지난해 4·13 총선을 앞두고 문 전 대표가 외부에서 모셔온 ‘영입 1호’다. 또 당시 여성 인재 영입 1호 인사인 김선현 차의과대학 교수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그림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일면서 스스로 인재 영입 타이틀을 반납했다. 당시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도 김동신 전 국방장관과 전직 검사 등을 영입했다가 뇌물 혐의 전력 등이 밝혀지면서 하루도 안 돼 영입을 취소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대선을 앞두고 후보 주변에는 입신양명(立身揚名)을 꿈꾸며 몰려드는 ‘자칭’ 인재들이 차고 넘치지만 옥석을 가리는 것이 후보의 능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