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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속옷 시장의 개척자였던 남상수 남영비비안 명예회장이 9일 0시 22분 숙환으로 별세했다. 92세.

남 명예회장은 우리나라에 속옷 산업 태동기였던 1957년 여성 속옷 전문 기업인 남영비비안을 설립, 국내 대표 여성 속옷 전문 기업으로 키워냈다. 1950년대 여성들에게 서양식 의복이 점차 일반화되는 점을 인식하고, 일찌감치 여성 속옷 시장 개척에 나선 것이다. 당시 고쟁이나 광목으로 만든 속옷을 착용하던 우리나라 여성들에게 브래지어, 거들 등은 의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한국 수출 산업을 일으킨 무역 1세대이기도 한 남 명예회장은 1960년대 초부터 미국·유럽·일본 등지에 속옷과 스타킹, 브래지어를 수출했다. 1980년대에는 미국 시장에만 연간 800만 장의 브래지어를 팔기도 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은 남 명예회장은 수출의 날 산업 포장(1973년)과 상공의 날 대통령표창(1975년), 동탑(1980년)·은탑(1985년)·금탑(1992년) 산업 훈장을 받았다.

남 명예회장은 평소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강조했다. 특히 청소년을 위한 교육이 향후 국가의 미래를 결정한다는 신념 아래 1976년에 재단법인 연암(然菴)장학회를 설립, 올 2월 현재까지 6000여 명의 학생에게 장학금 48억 원을 지급했다. 유족은 부인 김영순 여사와 아들 남석우 남영비비안 회장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발인은 11일.

최재규 기자 jqnote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