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시달릴 때 끊임없이 격려…마음으로 낳아주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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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교육감賞 육영진 양

마음으로 낳아주신 최광일 선생님께.

‘아버지’ 하면 저는 최광일 선생님이 떠올라요. 선생님께서는 정말 저를 마음으로 낳아주시고, 저를 ‘사람’으로 완성 시켜주셨어요.

선생님, 안녕하세요? 선생님의 마지막 가르침을 받은 지도 벌써 1년이 다 되어가네요. 언제나 진심으로 저희를 사랑해 주신 최광일 선생님의 은혜는 어떤 일로라도 갚을 수 없는 것 같아요. 제가 3학년 때 선생님을 처음 뵙게 됐지요. 첫날에는 제가 존경했던 선생님의 반이 되지 않아 뾰로통하던 저를 보시고 환하게 웃어주시며 인상을 찌푸리지 말라고 걱정해 주셨던 기억이 비눗방울처럼 떠다닙니다.

저에게는 다른 친구들과 다르게 ‘당뇨’라는 병이 있었는데, 수업시간에도 저의 낯빛이 조금만 어두워져도 저에게 괜찮냐고 물어봐 주시고, 체육 시간만 되면 당이 떨어지지 않게 사탕을 가지고 있으라고 하시며 작은 ‘마이쮸’ 하나를 꼭 쥐여주셨던 기억이 나요. 정말 신기하게도 선생님께서 주신 마이쮸를 먹으니 마음이 따뜻해지면서 헐크와 힘 대결을 해도 지지 않을 정도의 힘이 샘솟는 기분이었어요.

누구보다 더 저를 걱정해 주시고, 제가 조금이라도 기분이 좋아 보이지 않으면 하회탈 같은 따뜻한 미소를 띠면서 더욱 밝은 목소리로 “영진아, 뭔 일 있나, 허리 딱 피고! 힘내라”라고 해주셨던, 세상에 단 하나뿐인 저를 마음으로 낳아주신 최광일 선생님, 제 기억의 반을 차지하고 계신 최광일 선생님이세요.

혹시 선생님, ‘화양연화(花樣年華)’를 아세요? 화양연화의 뜻은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라고 해요. 이 단어를 듣자마자 선생님이 떠올랐어요. 선생님과 함께한 매 순간이 화양연화였어요. 제가 있는 자리가 어디든 저를 지켜주시고, 누구보다도 아껴주시면서 제가 옳은 길을 갈 수 있게 나쁜 길을 지워주시고, 어떤 친구보다 편하고 장난칠 수 있는 친구 선생님이 되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선생님과 제자로서의 인연은 여기까지일 수는 있겠지만 가장 멋지고, 존경하고, 사랑하는 ‘아버지’로 가슴에 새기겠습니다.

항상 감사하고 정말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제 선생님이 되어주셔서, 인생을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께서는 저의 꿈이 담겨 있는 배를 띄어주셨습니다. 언젠가 제가 그 조각배를 띄어주신 데 대한 보답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 문화일보 후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주최
‘고맙습니다, 선생님’ 감사편지 쓰기 공모전 수상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