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명중 3명 퇴사
‘개인 삶’중시 분위기 반영

중소기업 직장인들 사이에서 ‘습관성 이직’을 반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회사를 위해 온몸을 던져봐야 남는 것도 없고 휴가조차 제대로 못 쓰는데, 어느 정도 다니다가 퇴사하고 휴식을 취한 뒤 다른 회사로 옮기면 된다’는 인식이 퍼져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2년 차 직장인 홍모(여·25) 씨는 최근 두 번째 이직을 결심했다.

홍 씨는 8일 “한 번씩 해외여행도 다녀오고 싶은데, 보장된 연차마저 못 쓰는 분위기”라며 “중소기업 처우는 어디나 다 비슷하니, 차라리 회사를 그만두고 내 삶을 즐기다가 다른 곳에서 다시 시작하는 게 낫다”고 토로했다.

반복되는 야근에 지쳐 이직을 준비하고 있다는 원모(여·26) 씨는 “회사에서는 조직을 위해 내 휴가까지 희생하기를 바라는 것 같다”며 “이직을 하면 새로 적응하는 게 힘들긴 하지만, 지금 인생을 못 즐기면 평생 후회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남녀직장인 115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내 중소기업 직장인 중 ‘연차’를 매년 다 사용하는 경우는 18.7%에 불과했다.

잡코리아의 다른 설문조사에서는 지난해 국내 중소기업 평균 10명 중 3명(30.7%)이 퇴사한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 중 연봉·복리후생·잦은 야근 등에 대한 불만이 72.5%에 달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요즘 세대는 ‘개인의 삶’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만큼, 회사가 이를 존중하지 않으면 회사를 이탈하려는 경향이 있다”며 “중소기업들도 인력난만 호소할 게 아니라 직원들의 처우를 개선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