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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는 7일 오후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차기 신행은행장 후보를 추천한다. 8일 은행 임원추천위원회가 가부를 판단하면 3월 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그런데 자경위가 열리기도 전에 야당은 ‘철저한 검증과 투명 선출’을 촉구하며 행장 선출에 제동을 걸고 있다. 민간기업의 고유 권한을 위협하면서 사실상 무소불위로 옥죄는 또 다른 형태의 ‘관치(官治)’로 읽혀 씁쓸함이 앞선다.

금융정의연대는 지난 1일 ‘신한사태’를 꺼내들며 당시 지주 부사장으로 있던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을 위증 및 위증 교사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신한사태는 2010년 라응찬 지주 회장과 이백순 신한은행장이 신상훈 전 지주 사장을 배임 및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면서 촉발된 사태다. 위 사장은 당시 지주 공보 담당 부사장을 맡아 라 회장을 대변했다.

이에 손발을 맞추듯 더불어민주당은 5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신한은행은 내·외부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하고 열린 태도를 보여야 한다”며 “후보들 역시 각종 의혹에 대해 성실히 해명하라”고 촉구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관영(국민의당·전북 군산) 의원도 성명을 내고 이에 동조했다. 그러나 금융당국 관계자는 “관계법에 적시된 부적격 사유가 아니라면, 고발을 당했다는 이유로 민간기업의 경영권과 직결된 인사 문제에 개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이미 종결된 7년 전의 ‘악몽’이 재연되는 건 아닌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조직의 ‘트라우마’를 들춰내면서까지 후보군 중 한 명인 위 사장만을 겨냥한 데에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

국내 금융권에 따라붙는 불명예스러운 단어 중 하나는 ‘관치금융’이다. 인사철마다 ‘낙하산 인사’들이 조직을 장악하고,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나 ‘상촌회’(상주촌놈 모임) 등 정권 실세와 학연·지연 등으로 엮인 사적 모임들이 영향력을 행사했던 부끄러운 행태는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민간은행의 수장 선출에 ‘감 놔라 배 놔라 식’으로 간섭하는 정치권이 관치금융 근절을 외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

윤정아 경제산업부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