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서울병원 8916명 분석
점막 자극… 용종 발생률 커

위암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이 대장암 발생 위험 역시 최대 1.9배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김태준·김은란·홍성노 교수팀은 2002년부터 2010년까지 대장내시경 등의 건강검진을 받은 30세 이상 성인남성 8916명을 분석한 결과, 헬리코박터균과 대장 용종(폴립) 사이에 이 같은 상관성이 관찰됐다고 7일 밝혔다. 헬리코박터균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위암 원인균으로, 국내 중년층 이상 보균율이 55~65%에 달할 정도로 높은 편이다.

분석 결과, 대장 내 선종의 발생 위험도는 헬리코박터균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1.3배 높았다. 특히 ‘진행성 선종’만 놓고 보면 헬리코박터균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발생 위험이 1.9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헬리코박터균이 ‘가스트린’이라는 위액 호르몬의 분비를 촉진하는데, 이 호르몬이 대장 점막을 자극함으로써 용종 발생 위험을 키우는 것으로 추정했다. 또 헬리코박터균 자체도 대장 내 세균에 악영향을 끼치면서 만성 염증에 시달리게 해 용종이 생길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