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朴대통령 수사협조-黃대행 수용’ 동시압박

- ‘수사기간 연장 카드’ 검토하는 특검

기간연장후 탄핵 인용결정땐
朴 민간인 신분 수사도 가능

黃대행 수용 가능성 낮을 듯
대선후보로서 여론비판 부담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 기간 연장 신청 검토’ 카드는 ‘양날의 칼’로 풀이된다. 수사 협조를 압박하며 박근혜 대통령을 정조준하는 동시에 연장 승인권자인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부담감까지 겨냥한 포석이다.

7일 법조계 안팎에서는 특검팀이 전날 브리핑에서 2월 28일까지 예정된 수사 기간을 3월 30일까지로 연장 신청할 가능성을 처음 내비친 것과 관련, ‘박 대통령 탄핵심판 일정과 연계된 특검팀의 수사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검팀이 수사 기간을 추가로 확보하게 될 경우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 시기와 맞물려 박 대통령에 대해 뇌물 등의 혐의로 신병 처리 및 기소를 할 ‘동력’을 얻기 위한 전략이라는 의미다. 헌재가 이정미 재판관 퇴임 전인 오는 3월 13일 이전에 탄핵 심판에 대한 ‘인용’ 결론을 내릴 경우 박 대통령이 민간인 신분이 된다는 점에서다.

탄핵이 결정되면 현재 특검 수사를 제한하고 있는 ‘헌법상 대통령 불소추 특권’이라는 장애물이 사라지게 된다. 여기에 연장 승인의 부담이 황 권한대행에게 있는 만큼 특검 입장에서는 “해서 나쁠 것 없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역대 총 11번의 특검 가운데 수사 기간 연장을 신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도 박 특검팀이 연장 신청 카드를 만지작거리게 된 배경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거꾸로 황 권한대행이 수사 기간 연장을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기도 하다.

특검팀은 이처럼 황 권한대행이 연장 신청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라, 이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 남은 1차 기간에 최대한 수사를 종결지을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황 권한대행이 지난 1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불출마 선언 이후 범보수 진영 대권 주자로 급부상함에 따라, 특검 수사 기간 연장에 대해 ‘정치적 판단’을 내릴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단 현재 황 권한대행에게 몰리는 표심은 ‘갈 곳 없는 보수층 표’와 ‘탄핵 반대표’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수사 기간 연장을 승인할 경우, 한순간에 황 대행에게 ‘배신자’란 낙인이 찍힐 수 있다. 결국 보수의 대표주자가 된 황 권한대행이 수사 기간 연장에 선뜻 동의할 수 없는 상황이란 분석이다. 반대로 그가 수사 기간 연장을 거부할 경우 엄청난 비판 여론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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