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人1회선’시대 끝… ARPU, 이통사 수익지표 역할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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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데이터 트래픽 늘어
이통사 영업益 증가하는데
ARPU는 오히려 감소추세

IoT·웨어러블기기 등 보급
스마트폰보다 요금 저렴해
가입자 늘수록 ARPU 줄어

‘프라이머리회선 ARPU’등
해외선 새 수익지표로 대체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은 잊어라.’

ARPU는 이동통신사 무선 서비스 매출액을 가입자 수로 나눠 산출한 수치다. 한 사람이 지불한 평균 휴대전화 요금이라는 개념으로 이동통신 시장에서 수익성을 나타내는 대표 지표로 사용된다. ARPU는 이동전화가 보급되기 시작한 1990년대 후반 이후 부각된 지표다. 스마트폰과 롱텀에볼루션(LTE)이 보급되면서 데이터 사용량이 증가했고 ARPU가 본격적으로 반등하기 시작한 2012년 이후에는 절대적인 의미를 지닌 수익성 지표로 활용됐다.

그러나 최근 ARPU의 의미가 퇴색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이 폭증하고 이통사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지만 ARPU는 내려가는 추세를 보이며 ARPU가 수익성 지표로 가치를 상실했기 때문이다.

실제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체 무선 트래픽은 27만416TB(1TB=1024GB)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015년 12월과 비교하면 전체 트래픽은 44%, LTE 트래픽은 46% 이상 늘어난 수치다. LTE 가입자 1인당 트래픽도 5.75GB로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이통사의 ARPU는 감소했다. 지난해 4분기 ARPU는 SK텔레콤 3만5355원, KT가 3만5452원, LG유플러스는 3만5657원이었다. 2015년 4분기에는 SK텔레콤 3만6221원, KT 3만5656원, LG유플러스 3만6330원이었다. ARPU는 줄어드는데 영업이익은 늘었다. 특히 KT의 경우 지난해 총영업이익은 1조4400억 원으로 2015년 대비 11.4% 늘었다. 2년 연속 ‘영업이익 1조 클럽’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5년 이내 최고 실적이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총 746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8.1%나 뛰어올랐다. 이는 LG유플러스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이다. SK텔레콤은 연간 영업이익이 1조535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지만 자회사 실적을 제외하고 SK텔레콤의 별도 기준 영업이익을 보면 1조7822억 원으로 전년 대비 7.4% 늘어났다.

ARPU가 수익성 지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태블릿PC와 착용형(웨어러블) 기기 등이 늘어나고 사물인터넷(IoT)이 보급되면서 ‘1인 1회선’이라는 공식이 깨졌기 때문이다.

특히 웨어러블 등의 세컨드 디바이스와 IoT 사용 요금은 일반 스마트폰 대비 저렴하다. 이 경우 가입자가 늘어날수록 ARPU가 줄어드는 현상이 불가피하다. 가입자는 늘어났는데 오히려 실적은 줄어드는 셈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통사들의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자율 주행 자동차라는 가입물이 증가하면 전체 매출액은 커지게 되는데 이런 과정에서 ARPU는 하락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는 자율 주행 자동차로부터 파생되는 ARPU가 스마트폰에 비해 낮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그러나 새로운 디바이스에 의한 수요가 커지는 것은 통신업종에는 상당한 호재”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ARPU를 대체할만한 새로운 수익성 지표에 관심이 쏠린다. 일부 해외 이통사들은 최근 실적발표에서 ARPU 대신 결제계좌당 평균매출(ARPA)이라는 지표를 쓰기 시작했다.

미국의 버라이즌과 일본의 KDDI 등이 ARPA를 실적 지표로 제시한 대표적인 곳이다. ‘프라이머리(Primary)회선 ARPU’를 대안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프라이머리회선 ARPU란 이통사의 무선 매출에서 IoT, 와이브로 등의 매출을 제외한 값을 가입자 수로 나눈 수치를 말한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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