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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교안의 정책

권한대행 첫 업무 ‘안보보고’
연합사·군부대 등 잇단 방문
일자리 창출 문제도 큰 관심

野주자와 안보 차별화 나설듯
준비시간 적어 새정책 힘들어
‘박근혜 시즌2’ 이미지 ‘굴레’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만약 보수 지지층의 여론을 수용해 차기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경우 그가 펼쳐놓을 정책과 공약에 관심이 쏠린다. 아직까지 황 권한대행이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 ‘NCND(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음)’ 반응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황 권한대행의 정책을 엿본다는 것은 ‘우물에 가서 숭늉 마시기’일 수도 있다. 황 권한대행은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 통과 이후 안보·경제·민생안전·법질서 확립 등에 방점을 두고 국정 수행을 해왔다. 다만 황 권한대행이 대권 도전을 선언한 뒤 박근혜정부의 정책을 승계할 경우 ‘박근혜 시즌2’란 공격을 받을 수 있다. ‘국정 파탄 공동책임론’으로 표 확장성의 한계가 있을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책 최우선순위는 ‘안보’ = 황 권한대행은 생래적으로 안보론자다. 황 권한대행이 지난해 12월 9일 박 대통령 직무정지 직후 가장 먼저 한 일이 안보 챙기기였다. 국회 탄핵안 가결 당일 한민구 국방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전군의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비상한 각오로 모든 위기 상황에 대비하라”고 당부했고, 그날 저녁에는 임시국무회의를 소집했으며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올 1월 초 5일간 올해 정부업무보고를 받았을 때도 첫날이었던 4일 일정의 키워드는 ‘굳건한 안보’였다.

이런 행적에서 볼 때 황 권한대행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야권 주자들이 일반적으로 안보 이미지에 취약한 만큼 대권 도전 시 ‘안보 대통령’으로 차별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황 권한대행은 지난해 12월 한미연합사 방문(16일)·전방부대 방문(26일)에 이어 1월 국립묘지 참배(1일)·북한 이탈주민 정착지원사무소 방문(10일)·국가테러대책위원회(18일)·중앙통합방위회의(19일)·이산가족 초청 오찬 간담회(23일)·육군훈련소 방문(24일)·파병 장병 및 해외봉사자 격려 전화(27일), 2월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 접견(2일) 등 안보 분야에서 가장 많은 일정을 소화했다.

그러나 황 권한대행이 권한대행으로서 안보를 잘 챙긴다는 점이 그가 관련 영역에서 준비된 대권 주자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들은 “국제사회의 복잡다단한 논리를 품고 있는 외교안보의 흐름을 이해하고 이를 주도하는 능력이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이 아닌 만큼 이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黃 “일자리 문제만큼은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 = 황 권한대행을 보좌하고 있는 국무총리실 관계자들과 지인들에 따르면 그가 안보만큼 중시하는 영역이 ‘일자리’라고 한다. 한 측근은 “황 권한대행은 일자리 등 경제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해보고 싶은 의욕이 강하다”며 “만약 황 권한대행이 대권에 도전한다면 일자리 정책에 상당한 공을 들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 권한대행은 경제에 관해선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전권을 맡기고 있지만 수출 현장 방문, 미래 성장동력 현장 방문, 청년과의 대화 등을 통해서 경제의 기본을 배우고, 실업난의 현주소를 체감하고 있다. 황 권한대행은 지난달 9일 일자리 분야 등에 대한 정부업무보고 자리에서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고 대·중소기업 격차 및 불합리한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노동개혁은 지속해야 하며, 관련 입법도 조속히 처리될 수 있도록 국회와 긴밀히 협의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황 권한대행은 박근혜정부의 일자리 창출 논리를 그대로 계승함으로써 차별성이 돋보이지 않았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또 황 권한대행이 저성장시대에 어떤 성장 해법을 가졌는지도 안개에 싸여 있다. 황 권한대행이 국무총리로 국정을 챙긴 것 외에 경제와 민생을 챙기기 위한 준비가 없었다는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