特檢, 시간촉박 … 삼성에 총력
禹 내주소환 뒤 영장청구 방침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르면 다음 주 초반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6일 전해졌다. 특검팀은 또 오는 28일 1차로 마무리될 남은 수사 기간을 고려해 삼성 뇌물 수사에 ‘총력’을 기울이는 대신, 다른 주요 대기업들에 대한 수사는 ‘검찰로 이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우 전 수석 소환조사는 이번 주로 예상됐으나, 관계자 진술 및 물증 등 기초 수사를 탄탄하게 다진 뒤 1회 소환으로 곧바로 구속 수사까지 연결하기 위해 다음 주 초반으로 미뤄진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오는 9~10일쯤 박근혜 대통령 대면조사를 끝낸 뒤 우 전 수석을 소환함으로써 ‘특검 후반전 주요 타깃’인 우 전 수석과 박 대통령을 강도 높게 동시 압박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특검은 특검법 제2조 제10호에 따라 최근 이석수 전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을 비공개로 소환해 우 전 수석의 감찰 방해 여부를 집중 조사했다. 우 전 수석은 지난해 상반기 문화체육관광부 국·과장급 공무원 5명에 대한 좌천을 지시하는 과정에서 김종덕(60) 당시 문체부 장관에게 “그냥 (시키는 대로) 하세요”라며 강하게 밀어붙인 의혹도 받고 있다.

특검팀은 후반기 화력을 ‘우 전 수석 구속수사’와 ‘박 대통령 대면조사’ 등에 집중한다는 방침에 따라, SK와 롯데 등 다른 대기업들의 뇌물 의혹 수사는 검찰로 넘기는 게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대기업 수사는 포기하고 ‘삼성에 올인’하겠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또 지난달 26일 특검이 추가 확보한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업무수첩 39권은 청와대에 보관돼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안 전 수석이 “폐기하라”며 맡긴 보좌관이 청와대 내 자신의 사무실에 보관해 오다 특검에 임의제출했다. 해당 수첩은 기존에 검찰에 의해 확보된 17권의 수첩과 다른 시기에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진 이후 “국회 국정감사에 삼성 관계자들을 증인으로 채택하지 못하게 하라”는 박 대통령 지시가 적혀 있어 뇌물 의혹을 규명할 새로운 핵심 단서로 꼽힌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