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 세대·젊은 세대 갈등
풀어줄 수 있는 허리 역할”

“50代도 구시대 사고방식 땐
세대교체 의미 없어” 지적도

70대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60대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세론에 대한 도전이 거세지면서 ‘세대 교체론’이 대선 화두로 부상할지 주목된다.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김부겸 민주당 의원 등 문 전 대표(64세)를 제외한 주자 대부분이 50대다. 전문가들은 세대 교체가 정치적 실험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 흐르는 주요한 흐름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대선에서 50대의 선택이 주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최영일 경희사이버대 겸임교수는 3일 “한국 사회는 청년 실업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면서 기성세대와 젊은세대 간의 갈등으로 이어지면서 보이지 않는 사회 문제가 돼 버렸다”면서 “세대가 교체되면 정치가 젊어져 청년층만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젊은 세대가 위와 아래를 연결하는 허리 역할을 해야 한다는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기성세대와 젊은세대 간의 깊어진 갈등의 골을 풀 수 있는 세대가 50대이고 이들에 대한 요구가 장년층에서도 나오고 있다”며 “그 예로 김종인 전 민주당 대표가 남 경기지사, 안 충남지사 등에게 세대교체를 요구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그는 또 “세대 교체가 정치적 실험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에서 나오는 전반적인 목소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세대교체론은 필요하지만 나이로 이를 따질 수는 없다”고 전제한 뒤 “세대교체와 함께 가치교체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우리가 지향하는 새로운 가치를 어떻게 끌고 가느냐가 중요하다”며 “나이가 50대라도 구태의연한 사고를 가지고 진영 논리에 빠져 있다면 세대 교체의 의미가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70세가 넘었지만 새로운 가치를 들고나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라며 “나이에 연연하지 않는 가치적 세대 교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바른정당의 한 관계자는 “이번 대선에 나서는 후보들의 특징은 정당의 주요한 구심체 역할을 하는 인물들은 60대와 70대가 자리를 잡고 있고 후보는 50대가 나서고 있는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면서 “이들 후보가 우리 사회의 문제점인 노후를 생각하는 어르신 세대와 취업난으로 고민하는 젊은 세대의 어려움을 이해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신선종·송유근 기자 hanuli@munhwa.com